엄마가 '국세청이 나를 도청한다'며 자신의 8살 딸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살 난 오빠가 동생을 보호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44)는 전날 오후 6시 30분께 주방에 있던 칼로 친딸 B양(8)을 찔렀다.
흥분한 엄마로부터 B양을 지킨 것은 오빠(14)였다. 오빠는 엄마가 동생을 찌르는 것을 목격하고 동생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후 문에 몸을 기대 안으로 들어오려는 엄마를 막으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른 가족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A씨를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 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현장에서는 A씨가 사용한 칼과 B양의 피가 묻은 옷가지 등이 발견됐다. 당시 친부는 집 안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은 등 쪽에 7cm 가량의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다. A씨가 "국세청에서 나를 도청하고 있어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을 되풀이하자 경찰은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상태에 대한 정신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절차에 맞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