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협상을 하루 앞둔 쌍용자동차가 노동조합에 이달과 다음달 일부 임금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부 협력업체에 현금을 지급하며 부품을 공급받는 중인 쌍용차가 현금 흐름이 악화하자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노동조합에 1~2월 임금 일부를 지연하는 안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이를 접수받은 노조 집행부는 이날 대의원회의를 열고 대의원들에게 관련 사항을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임금을 줄일지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며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수개월 동안 임금 일부가 지연될 수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금 지연 논의는 최근 들어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가중되며 시작됐다. 작년 말 일부 협력업체는 쌍용차가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자 부품공급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쌍용차 평택공장은 이틀 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 부품사의 경우 부품공급을 재개했지만 보그워너오창(T/C 어셈블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콤비 미터) 등 외국계 부품사가 끝까지 납품을 거부했다. 이에 쌍용차는 공식 납품 계약을 연장하지는 못하고 일 단위로 현금을 지급하는 등 방식으로 부품을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쌍용차 현금 사정으로는 부품사에 대금을 지급하고 직원 월급까지 챙겨주기 빠듯한 상황으로 안다"며 "공장을 계속 가동해서 차량 판매 수익이 나야 후일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사측은 22일 대의원들에게 회사의 현재 자금 사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임금 일부 지연의 필요성을 호소할 계획이다.
한편 쌍용차 매각 협상의 결론은 이르면 22일, 늦어도 오는 28일까지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22일은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로 거론되는 HAAH 측이 내건 협상 종료 기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협상이 난항을 겪는 만큼 기한은 추가로 연장될 수도 있다. 매각 협상은 쌍용차, 산업은행,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이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에 2~3차례 정도 하던 매각 협상을 최근 들어 일 단위로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매각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서종갑·김지영 기자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