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눈 좀 내렸으면" 강원 동해안은 메마른 겨울…산불예방 '비상'

적설량 관측 안 될 정도…건조한 날씨에 산불 관리 기관 겨우내 비상

영농철 앞둔 농민들 걱정…도로 관리 부서는 제설 예산 3억원 절감

21일 강원 강릉시청에서 대관령 정상까지 눈이 없는 황량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연합뉴스21일 강원 강릉시청에서 대관령 정상까지 눈이 없는 황량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연합뉴스




올겨울 강원 동해안에서는 눈 없는 겨울이 장기화하고 있다.

21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8.6㎜에 그쳤고, 눈이 오더라도 날리는 수준에 불과해 적설량은 관측조차 되지 않았다. 이처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관련 부서에는 겨우내 비상이 걸렸다.



시는 지난해 12월 15일 종료할 예정이던 산불방지대책본부 운영 기간을 현재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또 건조한 날씨가 장기화하면서 산불발생 위험이 커지자 오는 2월부터 시작하는 봄철 산불예방 활동도 앞당겼다. 시는 산불감시원 140명을 조기 선발해 95곳 감시초소에 배치하고, 산불전문진화대를 각 읍면동에 100명씩 전진 배치했다. 이와 함께 강릉산림항공관리소 헬기 5대와 임차 헬기 1대도 산불발생에 대비해 초동 진화 태세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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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22일 새벽부터 동풍의 영향으로 오는 24일까지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으나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부분의 건조주의보는 해제됐으나 강원 동해안은 계속 발령 중이다. 강릉시 산림과 관계자는 "올겨울 기상 이변으로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비상"이라며 "이번 주말 눈·비 소식이 있으나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머지않아 시작될 영농철을 앞두고 눈 없는 농경지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들판에 눈이불이 덮여 있지 않다 보니 갑작스러운 한파에 농작물이 얼어버리거나 병충해가 발생하는 상황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눈 없는 겨울로 낭만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는 시민들의 입에서는 "눈 좀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다만 '제설의 달인'으로 알려진 강릉시의 도로 담당 부서는 최근 눈이 내리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자 민간 제설 장비와의 계약 기간을 과거 92일에는 올겨울 42일로 줄여 예산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는 매년 12월 10일부터 이듬해 3월 10일까지 민간 장비와 계약해오던 관행을 이번 겨울부터는 1월 10일∼2월 28일로 단축해 예산 3억 4,000여만 원을 아꼈다. 도로과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상승하면서 눈이 내리는 시기가 늦어지고 겨울철에도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며 "매년 90일을 기준으로 민간 중장비와 계약했으나 실제로 눈을 치운 날은 7일 안팎에 불과해 올겨울에는 장비 계약 기간을 대폭 축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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