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김정은은 "한미훈련 중단하라"는데... 통일부 "평양대표부 설치"

■통일부 업무보고

연락채널 복원, 코로나 협력 등 과제 제시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북측 의사 재타진도

김정은은 개별관광 등에 "비본질적 문제"

北 호응 미지수...통일부 "정부 입장 확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통일부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끊긴 연락채널 복구와 보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다만 이들은 올초 북한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본질적”이라고 지적한 내용이라 북측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로 분석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새해 통일부 업무보고를 했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통한 비핵화·평화체제 진전’을 비롯한 5개 과제를 핵심 추진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우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기존의 남북 연락채널을 복원하고 나아가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설치를 최종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연락채널이 복원되면 먼저 코로나19 방역 협의를 시작으로 결핵·말라리아 등 감염병 대응 인프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등으로 협의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또 보건·방역·환경 협력과 함께 쌀과 비료 지원 등 ‘민생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남북군사회담 개최나 남북군사공동위의 가동을 모색하고 9·19 군사분야 합의가 이행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대북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주류·생수·가공식품 등을 남북 간 물물교환 방식으로 교역하자는 이른바 ‘작은 교역’ 구상을 올해에도 시도한다. 개성·금강산 지역을 우선으로 하는 ‘개별 방문’도 과제로 제시했다. 평화의 길 통일 걷기, 판문점 견학 확대 등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추진,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등을 통한 남북관계 제도화 등도 올해 역점 과제로 올렸다. 체육계 교류와 관련해서는 도쿄올림픽 단일팀을 구성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북측에 다시 한 번 타진해 보겠다는 복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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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하지만 이 장관과 통일부가 제시한 올해 과제들은 김 위원장이 이미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고 밝힌 사안들이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5∼7일 진행된 당 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이 장관이 제시한 방역협력, 인도협력, 개별관광 등을 가리켜 “비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금강산 개발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 “북남(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며 “남조선 당국은 첨단 군사 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 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하는 데 대한 북남 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남북이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에서 협력하고 이를 통해 생명·안전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민간단체, 지자체, 국제기구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고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협력방식을 유연하게 찾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도 8차 당 대회에서 △병원, 제약 및 의료기구 생산시설 개선 △보건인력 강화 △튼튼한 방역기반 구축 △치산치수, 자연보호, 기후변화 대응 등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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