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홍남기, 영업제한 보상 압박에.. "재정은 화수분 아니야"

22일 SNS 통해 "코로나 극복과정에서 재정 악화"

"재정악화 속도 가팔라.. 과도한 국가채무는 아이들 세대의 부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는 전방위 압박 속에서.. '나라곳간지기'로서 입장 표명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성장 BIG3추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성장 BIG3추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상황,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라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및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 문제 등에 대해 ‘나라곳간 지기’로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격노하며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를 압박한 상황에서, 기재부 수장으로서 확실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22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면서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재정여건이 악화되어 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문제와 관련해 “향후 방역상황, 피해상황, 경기상황, 재원상황 등을 종합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지급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선별지급이 보다 효율적이고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재부도 어떠한 형태로든지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부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정말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제한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는 제도화방법은 무엇인지, 외국의 벤치마킹할 입법사례는 있는 지,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면 되는 지, 그 기준은 무엇인 지, 소요재원은 어느 정도 되고 감당 가능한 지 등을 짚어보는 것은 재정당국의 소명”이라며 “당장 모의원님 제시안대로 할 경우 월 24조원이 소요돼 4개월 지급시 우리나라 복지예산의 절반 수준인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홍 부총리는 재정이 국가 위기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면서도 “적자국채 발행이 지난 해 약 104조원, 올해 약 93조5,000억원, 내년에도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고 국가채무 총액은 내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재정만능론’을 에둘러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재정은 탄탄한 편’이라는 정치권 등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재정악화속도가 가파르다”며 우려했다. 그는 “GDP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2020년 당초 예산 편성시 39.8%로 ‘40% 논쟁’이 제기됐는데 코로나 위기 대응과정에서 43.9%로 올랐다”며 “올해는 47.3%로, 내년은 50%를 넘을 전망이고 5개년 중기재정계획 마지막 년도인 2024년에는 59% 전후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 기재부가 국가채무 절대규모 수준보다는 국가채무 증가속도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강조해서 말씀드린 이유”라며 “특히 국가채무의 증가속도를 지켜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국가신용등급 평가기관들의 시각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해 100여개 국가들이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겪었다”며 “과도한 국가채무는 모두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고 나중을 위해 가능하다면 재정여력을 조금이라도 축적하는 것도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재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쓰여지도록 하는 것 등 나라 곳간지기 역할은 기획재정부의 권리, 권한이 아니라 국민께서 요청하시는 준엄한 의무, 소명이라는 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좌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양철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