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한 저용량 특수 주사기 사용을 승인함으로써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량을 5회에서 최대 6회로 늘렸다고 23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화이자 백신은 1병당 5회분 접종이 정량이지만, FDA가 승인한 주사기를 사용하면 1회분을 더 추가할 수 있어 백신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이내에 1억명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FDA는 “표준 주사기와 달리 저용량 주사기를 사용하면 화이자 백신 1병당 6회 접종분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보건당국은 일반 주사기 키트가 포함된 화이자 백신과 저용량 특수 주사기 키트를 갖춘 화이자 백신을 별도로 분류해 각 주(州) 정부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의 병당 접종량을 6회분으로 늘리더라도 일선 의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일반 주사기가 아닌 특수 주사기의 물량 확보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화이자 백신 추가분을 쥐어 짜내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의 주사기 제조업체 BD도 백신 접종을 위한 저용량 특수 주사기 생산은 당초 계획에 없었다면서 당장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BD는 3월까지 미국 정부에 주사기 2억8,600만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중 저용량 주사기 공급 물량은 4,000만개에 불과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특수 주사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병당 접종량을 최대 6회로 늘림으로써 화이자가 앉아서 이득을 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화이자는 7월 말까지 미국 정부에 백신 2억회 접종분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FDA가 병당 최대 접종분을 6회로 명시하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더 적은 백신을 생산하더라도 계약 목표를 채우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이자는 저용량 주사기를 사용하면 접종량이 6회로 늘어난다는 점을 발견하고 미 보건당국을 상대로 병당 접종량을 늘리는 로비를 해 성공했다”며 “화이자는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전했다.
에런 케셀하임 하버드 의대 교수는 “미 정부는 백신 선불 계약의 위험을 떠안은 셈이 됐고, 화이자는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