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이 온라인 쇼핑과 복합쇼핑몰 규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정부는 골목 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새벽 배송 등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제한하고, 복합쇼핑몰에 의무 휴업을 도입하는 등의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앞서 대형마트에 도입한 의무 휴업 규제가 골목 상권 보호에 큰 효과를 내지 않고 있어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안만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남녀 1,036명 대상으로 유통 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1%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영업 규제를 도입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규제 도입을 원하는 응답 비율은 34.0%였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영업 규제 반대 이유로는 가장 많은 70.6%가 '소비자 편익 보호'를 꼽았다. '유통 산업 선진화'(15.1%)라는 답도 나왔다. 영업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자들은 가장 많은 41.2%가 '지역 상점과 온라인 쇼핑 서비스 보호'를 이유로 택했다.
복합쇼핑몰 의무 휴업 규제 신설에 대해서도 반대(49.3%)가 찬성(40.5%)보다 많았다. 특히 복합쇼핑몰이 많이 입점한 수도권 응답자(519명)를 분석 대상으로 할 경우 반대 비율은 53.6%로 올라갔다.
복합쇼핑몰 영업 규제 반대 이유로는 '소비자 편익 보호'가 44.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문화·여가 활동 보장'(29.9%), '지역 상권 보호에 도움 안 됨'(16.8%), '입점 소상공인 및 납품 업체 보호'(8.5%) 등의 순이었다. 영업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자들은 '유통산업 균형 발전'(31.0%), '골목 상권 보호'(25.1%), '전통 시장 보호'(22.7%), '지역 경제 활성화'(21.2%)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전경련은 기존 유통 정책 정책 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 규제 등 유통 규제 강화 방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변화하는 유통 산업 환경을 고려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유통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유통 규제에 대해서도 완화 및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응답자의 58.38%는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 휴업 제도를 폐지하거나 평일 의무 휴업 실시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는 골목 상권 보호 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공휴일에 대형마트가 영업하지 않아 전통 시장을 방문했다는 응답 비율은 8.3%에 불과했다. 아울러 응답자 59.5%는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물을 방문할 때 입점 점포와 주변 상가를 동시에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