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환기시스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과거처럼 문을 열고 환기를 하려니 강추위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걱정이 돼 새로운 환기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실내 환기시스템 시장에 기존의 가전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대기업들이 가세하고 있다. G마켓 기준 지난 해 12월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월 동기보다 11% 줄었지만 환기시스템 제품은 62%가 급증했다.
기존의 공기청정기로 만족하지 못하고 집안의 텁텁한 공기를 통째 바꾸려는 수요가 늘면서 기업들도 환시시스템 신제품 출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건축자재 전문기업인 LG하우시스는 창호에 실내·외 공기 교환기를 접목해 ‘LG 지인 환기시스템'을 신규 최근 출시했다. 집안에서 창문을 열지 않고도 내부 감지 센서가 자동으로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해 프리필터, 탈취필터, 헤파필터(H13급) 등 3중 필터를 거친 쾌적한 공기를 유입시킨다. 폭은 18.5cm로 얇고 새로 창호를 설치할 때 시공할 수 있다.
보일러 업체들도 공조 설비를 응용해 환기시스템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청정 환경 시스템 '에어원'을 내놨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4단계 필터로 초미세 먼지보다 10배 작은 0.3㎛ 이하 먼지를 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과 국내 보일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귀뚜라미도 지난해 '환기플러스 공기 청정 시스템'을 새로 선보였다. 청정필터는 물론 동코팅 처리로 살균력도 갖췄다. 보일러 시공 경험을 앞세워 지난해 4월부터 환기 설치가 의무화된 30세대 이상 상업 시설, 아파트 등 신축 건물과 리모델링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욕실 환풍기 시장 점유율 60%에 달하는 힘펠도 전문성을 살려 환기 청정기 ‘휴벤’을 출시했고, 실내공기 관련 솔루션 전문기업 에이올라 역시 환기 제품인 '스카렛'을 내놨다. 2018년 처음 천장스탠딩형 환기청정기를 내놓고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3배 증가했다.
공기 청정 시스템 춘추 전국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환경 가전업체 해파람은 배기구없는 환기청정기를 내놨다. 수 년간 연구를 통해 기압 차를 활용해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외부 공기 유입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머물렀던 환기 시스템에 최근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과거 공기청정 시장처럼 앞으로는 환기 시스템 시장도 급속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