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12일 당대회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며 90도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직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에 입국해 생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류현우(한국 이름) 전 쿠웨이트 주재 대사대리는 지난 2019년 9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2017년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후 서창식 당시 주쿠웨이트 북한 대사가 추방되면서 대사대리를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입국한 뒤 고작 두 달 만에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그는 자식의 미래를 고려해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전 대사대리는 당시 참사관 직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입국 후에는 주민등록 과정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이었던 전일춘의 사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39호실은 노동당의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곳으로 고려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과 알짜기업을 소유한 곳으로 파악된다. ‘슈퍼노트(미화 100달러 위조지폐)’ 제작과 마약 거래 등을 통해 외화벌이에도 관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전일춘은 앞서 지난 2010년 12월 북한의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개발 정책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의 개인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이 때문에 자금 확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2017년쯤 교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지난 2018년 1월 배포한 ‘북한 권력기구도 주요 변경사항’에서 노동당 39호실의 수장이 전일춘에서 신룡만으로 교체됐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정보당국과 통일부는 이에 대해 탈북자 입북에 대한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은 자유를 꿈꾸는 북한 외교관들의 대한민국 입국 행렬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고위급 탈북자의 망명은 너무도 당연한 역사적 진리를 웅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인사는 북한에서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궁중경제를 총괄하는 전 당 39호실 실장 전일춘의 사위라고 한다”며 “북한에서 당 39호실 실장은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자리이다. 전일춘은 오랫동안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에서 39호실 실장의 사위이자 외교관으로 참사직까지 올라 임시대사대리까지 했을 정도면 특권층으로 살아왔다는 것인데, 그런 그가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을 택한 것”이라며 “아무리 북한에서 특권층으로 살아왔다고 해도 해외에 나와 비교개념이 생기면 마음이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