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습지 틀린 자녀 400대 때린 30대 父 ...항소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자녀, 골절상·속옷차림으로 내쫓겨...법원 "유일한 가족이고 아이들 처벌 원치 않아"

대전지법./홈페이지 캡처대전지법./홈페이지 캡처




교육과 훈계를 빌미로 자녀들을 수시로 학대해 1심에서 실형을 받은 아버지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6∼12세 아이들을 둔 30대 중반 남성 A씨는 2019년 8∼11월 충남 자택에서 학습지를 정해진 시간 안에 풀지 못하거나 답이 틀렸다는 등 이유로 아이들을 나무 막대기 등으로 최대 400대 때렸다. A씨는 장난감 총에 비비탄을 장전하고 아이들 하체 부분을 향해 쏘고, 저녁때 속옷 차림으로 집 밖으로 20∼30분 정도 내쫓거나, 반려동물(고양이)로 아이들 발가락을 물게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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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가장 어린 자녀를 막대기로 때려 골절상을 입히는 등 도저히 훈육이라고 볼 수 없는 범행을 했다"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그를 석방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A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남동희 부장판사)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방법까지 사용하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학대한 죄질이 나쁘다"고 전제했다.

다만, 피고인과 분리돼 외부 기관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친아버지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이나 아이들을 돌볼 유일한 가족이 피고인이라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친모이자 피고인 전처는 아이들 양육을 회피한 채 (피고인과) 연락을 끊었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과 함께 생활하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깊이 뉘우치며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기를 것을 굳게 다짐하는 점을 종합적으로 살폈다"고 판시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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