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전반적으로 진정세를 보이지만 종교 관련 돌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127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광주와 경기 용인시의 관련 TCS국제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다른 교회로까지 감염이 퍼지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해외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까지 속속 확인되면서 방역 대응의 또 다른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정부는 이런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달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금주 중 확정할 계획이다.
◇다시 300명대로 내려와...IM선교회 국제학교 집단감염 확산 우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4명이다. 직전일(437명)보다 83명 줄어 다시 300명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IM선교회 관련 집단감염 여파가 심상치 않아 신규 확진자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대전 IEM국제학교 외에도 IM선교회가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 수지구의 요셉 TCS 국제학교에서 12명, 광주광역시 TCS 에이스 국제학교와 관련해 31명이 각각 확진됐다. 특히 광주 TCS 에이스 국제학교 관련 확진자가 운영하는 보육시설로까지 감염이 퍼지면서 어린이집 교사 2명과 원아 4명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 홍천에서도 이 지역의 종교시설을 방문한 IM 선교회 관련 학생 37명과 이들을 인솔한 목사 부부 등 총 3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밤 긴급 재난문자를 통해 "1월 4일 이후 IM선교회, IEM국제학교, TCS국제학교 방문자 및 관련자는 신속히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안내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3차 유행의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고 조금씩 안정세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이번 일이 발생해 국민들도 허탈함을 느낀다"며 "(대전 IEM국제학교에서는) 숙식을 함께 해 온 전체 학생의 93%가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더욱이 해당 선교회는 전국 각지의 유사한 시설을 20여 곳이나 운영 중인 것으로 밝혀져 대규모로 확산되지 않을까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있다"면서 "신천지와 BTJ열방센터 사례를 교훈 삼아 이번만큼은 속도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작은 위험요인도 간과하지 말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방역조치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그간 신규 확진자 수 등 각종 방역 지표를 근거로 3차 대유행이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 왔다. 최근 1주일(1.20∼26)만 보면 일별로 404명→400명→346명→431명→392명→437명→354명을 기록해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394.9명꼴로 나왔다. 이 중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69명으로, 2.5단계 기준(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을 벗어나 2단계 범위(300명 초과)로 내려왔다.
권역별로 보면 1월 3주차(1.17∼23) 기준으로 수도권(264.9명)을 제외한 모든 권역이 2단계 기준 미만으로 떨어졌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300명대이기 때문에 단계 조정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협회나 단체, 지방자치단체, 중앙 부처, 그리고 생활방역위원회의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다만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에 관련해선 "지금까지의 확진자 발생의 가장 큰 특성 요인이었던 '개인 간 접촉'을 차단하는 데 있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처가 큰 효과가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우리 전통 설 문화 등을 고려할 때 연장 여부를 어떻게 할지가 현재 큰 고민이다. 관련 전문가, 생활방역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는 완화되고 5인이상 모임금지 조치는 연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두 조치는 이달 말 종료된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9명 추가...방역기조 유지 촉구
하지만 국내 상황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해외에서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까지 추가로 확인돼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이달 18일 이후 입국한 해외유입 확진자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9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영국발(發) 변이가 4명,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변이가 3명, 브라질발 변이가 2명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누적 감염자는 영국발 변이 19명, 남아공발 변이 5명, 브라질 변이 3명 등 총 27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그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1.7배 강해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할 경우 감염 재생산지수가 0.8에서 1.2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확진자 감소 추세에 만족해 방심하다간 언제든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방역의 고삐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를 해제하면 바로 감소세가 깨질 것이라며 지난해 추석 때보다 더 위험성이 높은 만큼 가족끼리 모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