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의 특성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는 데다 고용과 내수 부문이 부진하다는 점을 공통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한국이 선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런 문제들의 해결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IB와 리서치 기관 7곳은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연간 -1%, 4분기 1.1%) 발표 직후 보고서를 냈다.
이들 기관은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7%에서 5.0%까지 다양하게 전망했는데, 이 가운데 3곳이 GDP 성장률을 0.1∼0.3%포인트 올려잡았다.
다만 이들 기관은 예상치를 밑돈 민간 소비에 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민간 소비와 노동 시장 회복은 속도가 다소 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섞였다.
강봉주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한국은 민간 소비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덜한 편"이라면서도 "고용이 생각보다 부진해 민간 소비 회복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게 이들 기관의 견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고용 시장이 경색되고, 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막대한 유동성을 활용해 금융 자산을 불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취약계층은 빚으로 연명하는 등 양극화도 심한 상황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반적인 경기 후퇴 상황에서는 대부분 다 안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산업별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갈리고, 금융-실물 부문에서도 양극화가 많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보통은 모든 사태가 끝난 뒤에 양극화가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유동성을 공급하니까 전반적으로 자금 시장으로 많이 가는 것 같다"며 "상황이 괜찮은 사람들은 유동성을 활용하면서 금융자산을 많이 늘리고 있다"고 양극화를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지난해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알 수 있듯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본 부문과 그렇지 않은 부문이 상당히 갈라졌다"고 우려했다.
통계청의 '202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全)산업 생산(원지수, 농림어업 제외)은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0.5%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2.0% 감소했다.
성 교수는 "향후 상황을 개선하려면 결국 타격을 집중적으로 받은 업종을 중심으로 해서 재정을 써야 한다"며 "백신 접종에도 집단 면역이 생성되지 않는 상황을 대비해서 피해를 본 곳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가장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고용 회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질의 일자리가 특정 소수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며 "일자리는 소득 격차로도 이어지는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내수 부진, 소비 부진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