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들어 전국과 지방의 집값 상승폭은 소폭 줄었지만 수도권은 상승세는 여전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지역의 1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모두 지난해 12월 수치를 추월한 것이다. 지난해 말 전국 집값이 오른 이후 다시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달인 1월 수도권 주택매매가 상승률은 0.80%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상승률인 0.66%보다 0.14%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 봐도 상승 흐름은 뚜렷했다. 서울이 12월 0.26%에서 1월 0.40%로, 경기가 0.99%에서 1.11%로 늘었고, 인천도 0.48%에서 0.72%로 껑충 뛴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저금리 유동성과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갭 감소 영향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은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경기·인천은 교통개선 및 정비사업 호재가 있거나 역세권, 주요단지를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국 및 지방의 상승률은 1월 들어 주춤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연말 전국의 집값이 급등한 이후 정부에서 전국 시군구의 절반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 주택의 1월 가격 상승률은 전달(0.90%)보다 줄어든 0.79%였다. 광역시와 8개도 등 지방 집값의 상승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5대광역시의 주택값 상승률은 1.79%에서 1.18%로, 8개도는 0.68%에서 0.52%로 소폭 줄었다.
한편 지방권 중에서도 상승률이 1월 들어 늘어난 곳들이 있었다. 강원과 제주가 대표적이다. 강원의 주택매매가 상승률은 0.37%에서 0.54%로 뛰었고,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보합(0.00%)이던 제주 집값도 1월 들어 0.12%로 상승 전환됐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비규제지역’이다. 규제 사정권 밖에 위치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7월 임대차3법이 시행된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전세 상승률은 최근 주춤하는 분위기다. 전국 주택의 전세가 상승률은 1월 0.71%로 집계됐다. 전달인 12월 0.97%이었지만 이보다 조금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도 0.89→0.68%로, 5대광역시도 1.56→1.04%로 줄었으며 8개도도 0.59→0.44%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저금리와 더불어 거주요건 강화·임대차법 등 정부 정책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가 단지를 위주로 매물이 누적되며 전체적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전세와 더불어 가격이 뛰었던 월세도 전달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월세, 준월세, 준전세 등 모든 월세 유형에서 상승률이 감소했다. 1월 전국 주택 월셋값은 0.12% 오르는데 그쳤다. 전달 상승률인 0.14%보다 0.02%포인트 줄은 것. 준월세도 0.24%에서 0.19%로, 준전세도 0.65%에서 0.48%로 줄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전달보다 월세 상승폭을 더 넓힌 곳이 포착됐다. 수도권 월세는 지난 12월 0.06%에서 올해 1월 0.09%로 오히려 상승률이 더 커졌다. 특히 인천이 0.07%에서 0.27%로 대폭 늘었고, 경기도 0.05%에서 0.07%로 상승했다. 서울은 12월과 동일한 0.06%를 기록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