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묵은 녹을 털어내고 연초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순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주가 연말까지 지연됐던 지난해와는 달리 빠르게 일감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내로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쉘과 30만 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들 선박의 가격은 한 척당 약 1억 달러로 통상적인 VLCC보다 1,500만 달러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벙커 C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둘 다 사용이 가능한 LNG 이중 연료 추진선이기 때문이다. 총 계약 금액은 1조 1,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수주까지 합치면 올해 목표치(77억 달러)의 15%를 채우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1분기 내로 한 척당 선가가 2억 9,000만 달러에 달하는 풍력발전기 설치선 4척(확정 1척, 옵션 3척)에 대한 본계약도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2,300억 원 규모의 1만 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오는 2023년 1분기 내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LNG운반선 1척, 컨테이너선 4척 등 총 5척, 6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 78억 달러의 8%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전날 아프리카, 유럽 소재 선사와 각각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 석유화학제품(PC)선 3척 등 5척, 2억 3,000만 달러 규모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달여 만에 총 17척(15억 4,000만 달러)을 수주한 것이다.
조선 업계는 수주 환경 개선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조선 해운 시황 분석 업체인 클락슨리서치는 2021년 발주량을 2020년 대비 24% 증가한 2,380만 CGT로 내다봤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