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 매출이 줄어들고 있었던 자전거 기업들이 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사회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 중지가 이어지자 학생들의 자전거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 이유가 됐다.
5일 삼천리자전거(024950)는 지난 해 1,20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9억원, 137억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2016년 이후 최대 매출이다. 삼천리자전거는 2016년 매출 1,428억원에서 2019년에는 871억원까지 매출이 줄었다.
알톤스포츠(123750)의 지난 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4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52억원, 5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2018년 이후 최대 매출이다. 양사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자전거 수요 증가와 재고자산 감소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 동안 미세먼지 영향 등으로 지난 몇년 간 야외활동의 대명사격인 자전거 기업의 매출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미세먼지 발생 일수가 줄어들자 자전거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로 등교 중지가 이어지면서 학생들 자전거 판매가 늘어나며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실제 삼천리자전거의 어린이 자전거 제품 중 하나인 ‘딩고(dingo)’ 시리즈는 지난 해 상반기에만 2만5,000대 팔렸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딩고 시리즈의 상반기 판매량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기록”이라며 “상반기 기준 실적 개선은 전기자전거와 어린이 자전거 판매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오는 신학기부터 일부 학년 학생들의 등교를 추진하고 있어 자전거 기업들 매출에 일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최근 3월 신학기부터 유치원생, 초등학교 1~2학년 등 위주로 등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자전거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대부분 자전거 매장에서는 아동용 자전거 인기 모델은 아예 재고가 없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있었다"며 "등교가 확대된다면 아동용 자전거 수요는 지난 해보다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