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광기(사진)가 홈쇼핑의 쇼호스트로 나서 40분 만에 판화 2억4,000만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롯데홈쇼핑에서 6일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된 재미화가 강익중의 대표작 ‘달항아리’ 아트에디션 판매에 나선 이광기 씨는 방송시간 40분 동안 점 당 40만 원의 작품 604점의 판매를 성사시켰다.
강익중 작가는 손바닥 만한 크기의 작은 캔버스 회화 연작 등 소통을 강조한 작품으로 유명하며, 1997년 제47회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과 그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활동이 왕성하다. 그의 작품은 광화문 복원 기간 공사장 가림막으로도 친숙하며, 대표작 중 하나인 ‘달항아리’ 연작은 ‘강남의 인테리어 필수 작품’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술품 쇼호스트로는 처음 나선 이광기 씨는 강 작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달항아리의 의미에 대해 “재물과 복을 담는다는 달항아리는 세계적 CEO 빌 게이츠부터 방탄소년단(BTS)의 RM 등 연예인들도 사랑하는 예술품”이라며 “18세기 조선의 달항아리가 세계적 설치작가 강익중의 프린트에디션으로 선보여 집안의 품격을 높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트퓨리티’가 제작해 한정판 판화인 동시에 항균·탈취 기능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지난 추석 때 유난희 쇼호스트가 완판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작품의 원화는 3,000만~5,0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이광기는 배우지만 미술경매를 통한 나눔, 공연·영화·방송과 미술을 접목한 예술 행사 기획과 전문 유튜브채널 운영 등으로 활동 폭을 넓혔다. 그는 지난 2018년 9월 경기도 파주시에 ‘스튜디오 끼’를 열고 이듬해 여름부터 문턱 낮춘 예술 유튜브채널인 ‘광끼채널’을 개설하고 직접 미술품 라이브 경매, 신진작가 전시소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2009년 신종플루로 아들을 잃은 후 기부와 나눔을 통해 이를 극복한 과정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집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다연 펴냄)을 출간했다.
이 씨는 7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홈쇼핑이 서양 명화의 아트상품, 미술품 렌탈 등의 판매를 시도한 적 있어도 한 작가의 에디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사례는 적었던 만큼, 미술관련 기획자들의 제안을 받아 출연을 결심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재택근무 등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내 집을 미술작품으로 꾸미고 싶은 욕구가 증가했기에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홈쇼핑이 진행되는 40분은 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소개하기도 빠듯한 시간이기에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인지도 높은 작가를 선보여 미술향유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후 미술 소비가 확산, 정착되면 젊은 참신한 작가를 소개하는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