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차 “勞와 상생” 해외물량 국내로 돌린다

아산·울산3공장 물량 부족에

노조, 일자리 감소 우려 커져

美공장서 생산 쏘나타·아반떼

7만대 물량 국내서 만들기로

쏘나타 N라인 /사진제공=현대차쏘나타 N라인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의 신형 투싼./사진 제공=현대차현대차의 신형 투싼./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 중인 쏘나타와 아반떼 물량 일부를 국내로 가져온다. 현대차(005380)가 해외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산량 감소로 일감 부족을 호소하는 노조와 상생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최근 열린 회사경영설명회에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 중인 쏘나타와 아반떼 물량 중 약 7만 대가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공장에는 투싼 국내 생산물량 일부를 넘겨주기로 했다. 울산2공장이 제네시스 신차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생산을 맡으면서 남게 된 기존 투싼 물량을 미국 공장이 받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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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이번 조정으로 상생을 추구했다고 보고 있다. 그간 현대차 노조는 국내 공장 생산 물량이 줄어들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특히 아산공장(쏘나타)과 울산3공장(아반떼)의 물량 부족 문제가 컸다. 쏘나타의 경우 지난해 6만 7,74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6% 감소한 수치다. 생산 물량 급감으로 아산공장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재고 감축을 위해 휴무를 단행했다. 울산3공장의 경우 아반떼 판매량은 견조하지만 아이오닉·i30 단종과 베뉴 부진이 문제로 꼽혔다. 타 모델의 판매 부진을 아반떼 물량 추가 확보로 메우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일부 차종의 판매 감소 및 미래차 전환에 따른 일감 축소로 고용 불안 우려가 커진다며 이를 해소해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처음으로 해외 공장 물량을 가져와 국내 공장 일자리를 유지하게 됐다”며 “조합원 고용 안정을 위해 물량을 지속해서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미국과 국내 간 물량 교환이 마냥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신형 투싼을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의 미국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만큼 투싼의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릴 경우 보다 적극적인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싼은 현대차가 지난 한 해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 SUV 중 최다 판매 모델이다. 평균 월 1만 대가량이 팔렸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신형 투싼의 미국 현지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고 노조는 일자리를 지키게 된 셈이다.

다만 쏘나타와 아반떼의 미국 판매 마진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한 해 미국에서 쏘나타는 10만 5,475대가 판매됐고 아반떼는 7만 6,997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세단 판매를 주도했다. 기존에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후 곧장 판매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공장 생산, 선적 및 배송이라는 단계가 추가된 만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투싼과 쏘나타·아반떼 모두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게 가장 득이되는 상황이겠지만 노사 간 상생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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