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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철북' 각색한 프랑스 작가 장클로드 카리에르 별세

아카데미 최우수상,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받은 "타고난 이야기꾼"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품고 있는 철학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프랑스 시나리오 작가 장클로드 카리에르가 89세의 일기로 8일(현지시간) 영면에 들었다.

카리에르의 딸은 카리에르가 파리의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숨을 거뒀으며, 고향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AFP 통신에 밝혔다.

일간 르몽드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묘사한 카리에르는 60년 넘게 손에서 펜을 놓지 않으며 세상을 탐험하고, 사람과 소통하며 일생을 보냈다.

1957년 소설 '도마뱀'을 세상에 처음 내놓은 그는 프랑스 영화감독 피에르 에테 밑에서 일하며 영화 각본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가 에테 감독과 함께 연출한 '행복한 기념일'은 1963년 미국 아카데미 단편 영화상을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스페인 영화감독 부뉴엘 루이스와 함께 작업한 영화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은 1972년 그에게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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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최우수상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받은 폴커 슐뢴도르프 감독의 영화 '양철북'(1979)도 카리에르가 각색한 작품이다.

미국 출신 필립 코프먼 감독과 함께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각색한 영화 '프라하의 봄'(1988)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카리에르는 영화 대본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그가 세상에 선보인 작품은 수필과 소설, 번역, 인터뷰 등으로 다양하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품고 있는 철학적 의미와 그것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성찰한 '부탁해요, 아인슈타인'도 그중 하나다.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카리에르는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2001년 대담집 '달라이 라마 지구의 희망을 말한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1931년 9월 수돗물도, 책도, 그림도 없는 프랑스 남부 에로주의 와인 농가를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카리에르는 1945년 부모와 함께 파리에 왔다.

16세에 처음 연극의 매력에 빠져든 그는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문학과 역사를 전공했고, 26세에 첫 소설을 출간하며 작가로서 등단했다.

카리에르는 2015년 필리프 가렐 감독의 영화 '인 더 섀도 오브 우먼', 2018년 루이 가렐 감독의 영화 '충실한 남자'의 각본을 공동 집필하며 말년까지도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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