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사진=석동현 전 지검장 페이스북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첫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 심재철 검사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평가받던 검사들이 요직을 지킨 것과 관련,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양심들은 어디서 엿 바꿔 먹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 전 지검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벼룩도 낯짝이 있지 그렇게 상급자를 망신 주고 쫓아내려 하고도 그대로 자리를 보전하고 영전까지 한다면, 정치 권력의 매관매직을 달다고 삼키는 것에 뭐가 다르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석 전 지검장은 "그들이 합세하여 쫓아내려던 검찰총장은 아직도 죽지 않고 눈 부릅뜨고 있는데, 전혀 겁도 안 나고 이제는 다시 식물 총장으로 만들 궁리를 할까"라면서 "하늘의 그물은 성긴 것 같아도 언젠가 불의를 걸러내고 혼나야 할 사람들을 가려잡는다. 갈 길이 구만리 같은 검사들아 함부로 배우지 마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박 장관은 자신의 첫 검사장 인사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패싱'했다는 검찰 내 비판에 대해 "패싱이라는 말은 안 맞다"고 반박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연합뉴스박 장관은 8일 오전 과천정부종합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저로서는 최대한 애를 썼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심재철) 검찰국장을 교체했고, 신임 검찰국장은 총장 비서실장격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했던 사람을 임명했다"면서 "신임 기조부장에는 총장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했고, 대전지검장도 유임했다"고도 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윤 총장은 박 장관에게 심재철 검찰국장의 교체와 월성 1호기 사건 수사를 하는 이두봉 대전지검장 유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해야 한다는 윤 총장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현안 수사하는 분들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또한 최종 인사안에 대해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대검의 불만과 관련, "지금 거론된 분들은 총장을 직접 만났을 때 다 구두로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보기 나름이겠지만, 꼭 총장 시각에서만 물어보지 말고, 제 입장에서도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전날 검사장 인사에서 조직 안정 등을 이유로 4명만 수평 이동시켰다. 때문에 윤 총장 임기가 끝나는 7월 이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