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묻고 더블로 가’식 포퓰리즘 경쟁, 망국의 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선별·보편 지급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과감한 지원’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20조 원가량의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편성하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여권의 대선 주자들은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을 놓고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한 데 이어 연일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줘야 한다’고 외치면서 선심 정책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총리는 각각 “기본소득은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 “기본소득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한 나라는 없다”고 언급하면서 이 지사에게 협공을 가했다. 이 지사는 즉각 “사대주의 열패 의식”이라고 반박했다. 대신 이 대표는 아동수당 18세까지 지급 등을 담은 ‘국민생활기준 2030’, 정 총리는 재난 시 자영업자의 손실을 메워주자는 ‘손실보상제’를 제시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자영업자 손실 매출액의 50~70% 범위에서 보상금을 지급하자는 특별법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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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당 인사들까지 선심 정책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은 토지임대부 주택에 입주한 신혼부부와 청년 등에게 1억 1,7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같은 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방역 조치로 영업 손실을 입은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가 이렇게 ‘묻고 더블로 가’식 포퓰리즘 경쟁을 벌인다면 나라 곳간은 텅 비게 되고 국가 부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좌파 정권과 야당의 선심 정책 무한 경쟁으로 국가 부도 직전의 위기까지 갔던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1970년대 재정 건전 국가로 꼽혔던 그리스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1983년 33.6%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100%를 훌쩍 뛰어넘었다. 여야의 포퓰리즘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 세대는 엄청난 나랏빚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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