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놓은 '주 4.5일제 확립' 공약을 두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꿈속에 사는 박 후보에 청년과 중소기업인들은 절망"이라며 박 전 장관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오 전 시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후보 출마 직전까지 중앙부처 장관으로 직접 행정을 경험한 후보의 발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적어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한 집권당 후보라면 4.5일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문재인 정권이 빚은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일자리 참사에 대해 먼저 참회하고 사과했어야 한다"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청년실업률은 8.1%로 일반실업률의 두 배에 달하고 일자리가 없어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40만 명에 육박한다"고 상황을 짚고 "4.5일을 일하기는커녕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없어 당장 생계가 걱정인 그들에게 4.5일제 공약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이것은 분명 청년을 두 번 울리는 공약"이라고 거듭 박 전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또 다른 문제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엔 디테일한 실행계획이 빠져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설마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 4.5일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아닐 테고 그렇다면 서울시에 소재한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말인가"라고도 썼다.
여기에 덧붙여 오 전 시장은 "수익성 좋은 모범기업의 새로운 실험을 몇 군데 가보고 감격하여 이런 공약을 내놓는 박후보의 현실 인식이 참으로 천진난만하다"면서 "피눈물 흘리고 있는 대다수 중소기업, 자영업자는 박후보 머리와 가슴 속에 들어 있는가"라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시행하는 데만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갈등과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를 한번 돌아보시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더불어 "법적 권한도 없는 서울시장이 '주 4.5일제'를 확립하겠다? 디테일한 실행계획도 없는 꿈같은 말을 청년들 앞에서 비전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기업가 마인드를 죽이는 입법으로 일관하는 민주당 후보이기에 더욱 앞뒤가 맞지않는 행보"라고 쏘아붙였다.
오 전 시장은 그러면서 "진심으로 '봄날 같은 따뜻한 시장'이 되고 싶다면 일자리가 없어 당장 내일을 꿈꿀 수조차 없는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가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부터 고민하시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지난 8일 청년정책간담회에서 "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주 4.5일제를 확립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우리 젊은이들의 워라밸과 직결된 문제, 자신의 삶을 더 향상하는 것에 굉장히 깊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주 4.5일제는 청년·일자리 문제와 여성의 삶과 육아·보육 문제 등 여러 복지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