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군인들에 대한 대규모 불법 감청을 한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예비역 대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창형 부장판사)는 10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기무사 대령 이 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기무사 과장으로 근무하던 2013~2014년 군 부대 인근에 휴대전화 감청 장비를 설치해 군인들의 통화 내용 27만여 건을 몰래 들은 혐의를 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 없이 감청 장비 제조업체에 장비 제작을 의뢰한 혐의도 있다.
이 씨 측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감청 건 중 13만여 건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도입과 운영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고 적극적으로 감청 장비를 운용했고 위법행위의 핵심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감청 장비의 성능 문제로 대부분 녹음이 되지 않았고 감청 횟수보다 실제 발생한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 씨는 지난해 4월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도망과 증거 인멸 우려 등의 이유로 이날 선고와 함께 다시 구속됐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