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균등배정'에 '대어'까지…더 뜨거워진 공모주 열기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일정 발표 후

청약 증권사에 계좌 개설 문의 쇄도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 잇단 대기

지난달 1,421억...1월 공모 10년來 최대

공모주 펀드 설정액 급증...완판 사례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청약하기 위해 계좌를 열려는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서울시 내 한 증권사 지점에서 일하는 안영우(가명) 씨는 “이번 주 들어 사실상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5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음 달 9~10일 공모주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객들의 계좌 개설 문의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다 보니 청약에 나서려는 고객분들이 많다”며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 제도가 균등 배정 방식으로 바뀌면서 계좌 개설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10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IPO 대어’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따상(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마감하는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도 이에 맞춰 일찌감치 공모주 청약에 채비하는 모습이다.



최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당장 이번 주부터 관련 청약을 진행하는 증권사에 미리 계좌를 개설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공모주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된 공모 물량의 50%를 동등하게 나눠주는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각 증권사 지점은 미성년자부터 노인까지 신규 계좌를 열려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온전히 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던 기존 제도와 달리 균등 배정 방식에서는 개설 계좌가 많을수록 청약을 받기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맡은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된 탓인지 계좌를 열려는 미성년자 고객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받는 증권사마다 계좌를 트는 고객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간접적으로 IPO에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인 공모주 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사이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총 7,008억 원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 공모주의 30%를 우선 배정받는 상품인 코스닥벤처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코스닥벤처펀드에는 총 3,617억 원이 들어왔다. 현 설정액이 1조 1,680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1개월 새 운용 규모가 45%나 증가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IPO에 참여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공모주 펀드 판매 한도를 다 채운 증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저희 회사가 판매한 공모주 하이일드 사모펀드는 모두 49명 인원 제한을 채우면서 완판에 성공했다”며 “코스닥벤처펀드도 당일 투자자 모집에 들어가면 당일 판매가 완료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 운용사 관계자는 “신주 편입 비중 등을 정비해야 하는 경우에는 공모주 펀드 소프트클로징(일시 판매 중단)에 들어가기도 한다”며 “최근 IPO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소프트클로징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IPO 시장 규모는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연간 공모 규모는 7조 8,000억 원으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월 IPO 시장 공모 금액은 1,421억 원을 달성하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IPO 기업의 시가총액도 8,034억 원을 나타내 동월 기준 2011년 이후로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