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산업은행, "한진칼,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제도화해야"

3월 정기 주총 앞두고 주주제안 발송

여성의 이사회 참여 의무화도 포함





KDB산업은행이 오는 3월 한진칼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을 분리하는 내용의 제도화를 제안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산은이 한진칼 지분을 인수한 이후 경영 감시에 나선 셈이다. 오너 일가의 경영 간섭을 막고 건전 경영을 감시하기 위한 산은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한진칼의 주주로서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주주제안권 행사를 위해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10일 밝혔다. 주주 제안은 이사회 정관변경의 건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제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한진칼의 이사회 의장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맡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해 대표이사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겸직하던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인 김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산은은 김 전 위원장의 임기가 끝난 뒤에도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사회 의장을 맡기 위해서는 이사회 정관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명문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회사 운영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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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사회를 동일 성별로 구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성의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및 양성 평등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남성으로만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 보상 한도를 산정하고 감시하는 역할의 보상 위원회의 설치도 정관에 반영하도록 제안했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자금 8,000억원을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투입하고 한진칼의 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산은이 한진칼에 특혜를 준다는 의혹을 의식해 산은은 한진칼의 건전·윤리 경영을 적극 감시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주주제안은 산은의 이같은 방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은은 한진칼에 사외이사 3인 지명권 및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사전협의, 의무 불이행 시 5,000억원 위약금 등 7대 의무를 부과하기도 했다.

산은 측은 “제안 내용은 과거 기타주주들도 제안해온 안건”이라며 “향후에도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주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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