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라진 귀성행렬…식구 대표로 '나홀로 귀성'하거나 아예 포기하기도

명절 무색하게 기차역·터미널 시민들 발걸음 끊겨

'나 홀로 귀성'하거나 아예 귀성 포기한 시민들도

설 연휴 고속버스터미널 이용객 절반으로 '뚝'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이 한산하다. /이덕연 기자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이 한산하다. /이덕연 기자




“버스 터미널에서 8년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데, 명절 전날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처음 보네요. 지난해 설날에 비해 절반은 줄어든 것 같습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평소라면 귀성하려는 시민들로 가득했어야 할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명절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적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함께 기차·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을 텐데, 가족조차 모이지 못하게 되자 아예 귀성을 포기하거나 ‘나 홀로 귀성’을 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탓이다.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귀성행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매표소에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 시민들만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터미널 북쪽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기운마저 맴돌았다. 예년이었으면 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대기실이 가득했겠지만, 귀성하는 시민들이 줄어들며 버스 터미널을 찾는 발걸음도 덩달아 뜸해진 것이다.



충남 공주로 향하는 우영균(53)씨는 ‘나 홀로 귀성’을 선택했다. 다른 식구들이 한꺼번에 고향으로 내려가면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게 돼 혼자 귀성하기로 결정했다. 우씨는 “어머니가 혼자 계신 고향으로 가게 됐는데, 다른 형제들까지 다 모이면 4명이 넘게 돼 혼자 고향집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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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행렬이 실종된 것은 통계로도 나타났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따르면 지난해 설날 연휴 동안 총 25만9,000여명이 귀성하기 위해 터미널을 찾았지만, 올해는 12만7,000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을 택한 시민들이 절반 넘게 줄어든 것이다. 터미널 안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예전 명절에는 가게 앞 복도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올해 인파는 평일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중구 서울역 내 개찰구 주변이 한산한 모습이다. /강동헌기자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중구 서울역 내 개찰구 주변이 한산한 모습이다. /강동헌기자


서울역도 고속버스터미널과 마찬가지로 귀성 인파가 크게 줄어들었다. 코레일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창가 쪽 자리만 예약을 받으며 좌석이 절반으로 줄어든 데다 귀성을 포기한 시민들이 늘어난 탓이다. 역 안을 오가는 시민들은 평일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오히려 방역 작업을 진행하는 직원들이 더 많았다. 대합실에서 앉을 곳이 없어 서 있는 시민들도, 간단히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올해 설날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역 내에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정모(60)씨는 “이번 설날 매출은 바닥 수준”이라며 “KTX 좌석도 절반으로 줄어든 탓에 사람들이 고향으로 많이 가지 않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날 낮 12시 기준 경부선 하행선은 96.4%, 상행선 65%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이덕연 gravity@sedaily.com, 강동헌 kaaangs10@sedaily.com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이덕연·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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