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교황은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정면 반박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교황이 제안한 것은 기본소득이 아니라 생활임금제”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 반대 견해를 밝혔다.
용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작년 부활절 메시지에 대해 (임 전 실장이) 말한 글 잘 읽었다”며 “교황의 ‘salario universale’를 직역하면서 우리나라의 ‘생활임금제도’에 가깝다고 했는데 저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님은 ‘다양한 돌봄 제공자’처럼 일반적인 일자리에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도 기본적인 수입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며 “이는 공공부문 등에 일단 고용되어야 받을 수 있는 생활임금제도와는 다른 의미”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교황님은 이후 ‘LET US DREAM’이라는 책에서 기본소득의 아이디어를 지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며 “‘임금’이란 단어를 협소하게 해석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1970년대 핀란드에서 일어난 운동인 ‘시민임금(citizen’s wage)’은 보편적 기본소득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했다.
용 의원은 “교황님의 말씀을 누가 잘 해석했는지 따지려는 건 아니다”며 “기본소득을 배제하고 ‘노동의 권리’를 이룰 수 없다. 기본소득 없이 일자리와 생활임금만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의 차세대 지도자를 자임하는 이라면 여-야, 민주-반민주, 친문-반문 같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노동 여부에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며 “저는 이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 우리가 맺어야 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핵심이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재원마련 방안, 도입 시기, 지급 규모 등은 머리를 맞대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제시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가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교황께서도 ‘기본소득’을 제안했다”고 밝힌 데 대해 10일 페이스북에 ‘교황이 제안한 것은 보편적 임금, 또는 보편적 기본임금’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황교익 음식칼럼니스트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난기본소득‘을 비판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황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황은 기본소득, 기본임금 둘다말했다”며 팩트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임 전 실장을 비판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