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한국의 조강 생산량이 4년 만에 7,000만 톤을 밑돌았다. 국가별 순위는 전년에 이어 6위였다.
14일 세계철강협회와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조강 생산량은 6,071만 톤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조강은 가공되기 전 강괴 형태의 철강을 의미한다. 연간 조강 생산량이 7,000만 톤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6년(6,860만 톤) 이후 4년 만이다. 2017∼2019년 생산량은 각각 7,100만 톤, 7,250만 톤, 7,140만 톤이었다.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조강 생산량이 위축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전방 산업이 침체하면서 철강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정점이던 지난해 4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4% 급감했다. 세계 조강 생산량도 5년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세계 조강 생산량은 18억 6,4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다. 세계 조강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2015년(-3.1%)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한국의 조강 생산량 순위는 2019년과 같은 6위였다. 1위는 중국(10억 5,300만 톤)으로 세계 조강 생산량의 56.5%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일본·러시아·미국 등의 순이었다.
세계 조강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수요 부진이 더욱 심각한 탓에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됐다. 세계철강협회는 지난해 공급 과잉 규모가 6억 600만 톤으로 전년의 5억 1,900만 톤보다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세계 경제 회복세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철강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철강협회는 지난해 말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철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4.1% 증가한 17억 9,50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으로 현지 철강사들의 생산 확대가 주춤하면서 공급 과잉 문제도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