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경제 회복 방안을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총리는 이를 일컬어 ‘K-회복’이라고 이름 지었다.
정 총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평등을 함께 극복하는 K-회복 모델을 만들어 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제 곧 시작될 백신 접종으로 우리나라는 K-방역, 치료제, 백신 3박자를 모두 갖춰 올해 안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 극복의 희망이 보이면서 경제전망도 낙관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3.5%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5.5%, 내년에는 4.2%로 전망하고 있다. 말하자면 V자 회복을 예측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회복의 내용과 질"이라며 “경제지표가 개선되더라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더 궁핍해지고 부유했던 사람은 더 풍족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것을 일컬어 ‘K자 회복’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이 지난 1월25일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불평등 바이러스’ 보고서를 거론하며 “억만장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손실을 회복하는 데 단지 9개월이 걸리는 반면, 빈곤 인구는 10년이 지나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최우선 국정과제의 하나로 ‘포용사회’를 내세웠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고는 국민통합은 물론, 경제성장도 지속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아울러 “경제적 이득의 상당 부분은 사회적 협력에서 유래하고 경제적 손실 또한 공동체를 위한 개인적 희생에서 비롯된다”며 “경제적 이익을 누린 사람들은 공동체에 기여할 의무가 있고 경제적 손실을 본 사람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저임금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며 “코로나 시대에 취업시장에 나온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고용 창출과 교육·직업훈련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2월26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K-방역이 이룬 성과처럼 K-접종이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평등한 ‘K자 회복’이 아니라 평등한 ‘K-회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당·정간 논의하고 있는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연대 기금 등 코로나19 대응책도 ‘K-회복’을 위한 발판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