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3자연합 주주제안 없었다…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도 일단락

주총 6주전인 12일까지 접수된 건 없어

산은의 한진칼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지지할듯

전문경영인 명분 약화에 3자연합 각자도생 전망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교체를 외치며 올해 주주총회에서 한판 대결을 예고했던 3자 주주연합이 꼬리를 내리면서다. 3자 연합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16일 업계 및 한진그룹에 따르면 3자연합은 올해 한진칼(180640)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다. 주총에서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주총 상법상 6주 전까지는 주주제안서를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한진칼은 최근 2년 동안 3월 넷째 주 금요일에 주총을 열었다. 올해는 3월 26일께로 예상되는 만큼 주주제안은 이달 12일까지 해야 한다. 하지만 한진칼 측에는 따로 주주제안이 접수된 것은 없었다.



지난해 3자 연합은 주총을 앞두고 강성부 KCGI 대표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전문 경영인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4인 등 총 7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또 정관 변경을 요구하고 사측이 주주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적극적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1차 목표로 했던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진짜 승부는 올해 주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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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로나19로 빈사상태에 빠진 항공산업 재편을 명분으로 산은이 등장하면서 판이 완전히 달라졌다. 산은이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 목적으로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 지분율 10.66%의 3대 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보다 지분율을 늘리고 이를 무기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해왔다. 3자 연합의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과 우호지분(41.1%)보다 높았다. 산은의 유증 참여로 3자 연합의 지분율은 41.84%라고 하지만 조 회장 및 우호지분보다는 높다. 3자 연합이 대주주라고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국책은행인 산은과 맞서기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왼쪽) 대표와 신민석 KCGI 부대표가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지난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왼쪽) 대표와 신민석 KCGI 부대표가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산은이 한진칼에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통한 경영의 투명성, 건전성 제고를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제도화할 것을 제안한 것도 이유다. 굳이 3자 연합까지 나서기보다는 산은의 제안에 힘을 싣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성부 KCGI 대표 역시 “3월 주주총회에서 산업은행이 제안하는 후보에 되도록이면 협조적으로 할 것”이라며 “좋은 방향으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 경영인 체제 출범’이라는 깃발 아래 뭉쳤던 3자 연합이 항공사업 재편 여파로 투쟁 명분을 잃어 와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완전히 경영권 분쟁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3자 연합이 각자도생하더라도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CGI나 반도건설이 어떤 식으로 지분을 정리하는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방향도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자 연합 주주들이 지분을 정리하려 해도 지분을 살려는 곳이 마땅치 않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경영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향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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