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민간 택지 아파트에도 2~3년의 실거주 의무 기간이 부여된다. 현재는 공공 택지에서 짓는 공공 아파트에만 적용 됐으나 민간 아파트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일명 ‘전월세금지법’으로 불린다.
통상 신축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 물량이 대거 풀려 인근 지역의 전세 시장이 안정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 아파트 전셋집을 찾아볼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입주 때 전세를 놓고 잔금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현금이 많은 부자들만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19일부터 입주자 모집 신청을 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실거주 의무는 최초 입주일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민간 택지에서 분양 가격이 인근 시세의 80% 미만인 경우 3년, 80% 이상~100% 미만인 경우 2년의 거주 의무 기간이 부여된다. 현재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은 서울 18개구와 경기 과천, 광명, 하남 일부 지역 등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
아울러 현재는 전국 공공 택지에서 LH 등 공공 기관이 건설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만 거주 의무 기간을 적용했는데 19일부터는 공공 택지라도 민간이 짓는 아파트 역시 인근 시세에 따라 3~5년의 거주 의무 기간이 적용된다. 인근 시세의 80% 미만이면 5년, 80% 이상~100% 미만의 경우 3년이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분양을 받았더라도 근무, 생업, 취학, 질병 치료 등 사유로 해외에 체류하거나 세대원 전원이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해당 주택에 거주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거주 의무 기간을 속였다가 적발된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단 의무 거주는 정비 사업 조합원은 적용되지 않고 일반 분양자만 해당된다.
이번 개정은 ‘로또 청약’이 투기판으로 변질되는 현상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상한제가 적용되는 새 아파트의 경우 입주 시 전월세를 놓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새 아파트 전세 물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아울러 입주 시점에 세입자를 받지 못하는 만큼 서민의 내 집 마련 문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실거주 의무 기간을 두면 실수요자에게 분양을 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