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동시에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에 나선 3개사의 성적에 희비가 갈렸다.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2차 전지 설비 및 반도체 공정 관련 기업들이 청약에 흥행한 반면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을 추진한 씨이랩은 다소 부진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로스테크놀로지 청약 경쟁률이 1,033.82대 1로 집계됐다. 일반 투자자로부터 약 1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청약 증거금만 5조 1,621억 원이 몰렸다. 같은 날 일정을 마무리한 유일에너테크의 청약 경쟁률(일반)은 683.55대 1, 증거금은 2조 6,415억 원이다.
두 회사는 최근 증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2차 전지 설비 및 반도체 공정 관련 기업으로 이미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에서 확정한 바 있다. 유일에너테크는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성장율이 78%에 달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상장 당일 기준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상장 주식 수의 20% 수준에 불과해 청약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다만 IBK투자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상장을 주관한 씨이랩은 195.53대 1이라는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 IPO 기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IB 업계는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발 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있다. 이날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오른 피엔에이치테크의 주가(2만 3,850원)가 공모가(1만 8,000원)보다 다소 올랐지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씨이랩 청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2만 3,000~3만 1,000원)를 초과한 3만 5,000원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것도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