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7일 최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법무부는 법무부 안을 올린 것이고 민정수석은 더 조율 됐으면 하는 다른 견해가 있었다"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간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인사가 4명이 났는데 그 과정에서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 견해가 달랐다. (민정수석이)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인 신 수석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교체하는 등 검찰 측의 요청을 반영하려 했지만 결국 박 장관의 인사안이 관철되며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다. 앞서 일요일인 지난 7일 기습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되고, '추미애 사단'으로 꼽히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보도된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인사안) 조율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장관 안이 보고가 가고 발표가 된 것"이라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인사 이견이 있었고 그에 따른 사의표명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민정수석께서 사표가 아니고 사의를 몇 차례 표시했다"며 "그 때마다 대통령이 만류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그 상태고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신 수석이 사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정수석은 단 한 차례도 회의에 빠진 적이 없고 오늘 아침 현안 회의에도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민정수석실 내 암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조국 라인'인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신 수석을 건너 뛰고 박 법무부 장관과 이번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주도했다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정수석실 내부에서 이견은 없었다"면서 "기사들은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법무부 장관의 편을 들고 민정수석을 패싱하고 사표에 이르게 됐다고 하는데 정말 아니"라면서 "이광철 비서관은 사표를 낸 적도 거기(인사안)에 이견을 보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