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을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라 시민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며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뉴스공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발언을 두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언론 자유의 침해"라고 날을 세운 것과 관련, 조 구청장이 "방송사 출신의 정치인 박영선 후보의 철학이 참 안타깝다"고 맞받았다.
조 구청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영선 후보는 교통방송 패널 구성이라도 한번 살펴보고 말씀 하시는 게 도리"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구청장은 "박 후보 입장에서는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친문들의 눈도장을 찍게 도와준 것에 대해 보은하고 싶어서 한 말씀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이 분이 서울시장이 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서울시에서 더 많은 편 가르기가 횡행할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박 전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아울러 조 구청장은 "김어준 씨가 제게 'TV조선을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었는데, 박영선 후보는 어떤 입장인가"라고 물은 뒤 "선거 앞두고 TV조선의 프로그램인 '아내의 맛'에 출연했던 당사자로서 박 후보의 입장이 궁금하다. TV조선이 시청율이 높으니 공정방송이라고 친문들에게 말할 건가"라고 거듭 박 전 장관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이날 전파를 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방송이라는 건 시청률로 시민들의 호응도를 말하는 건데 교통방송 청취율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만큼 시민들의 호응도가 있다는 것"이라고 조 구청장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은 "만약 교통방송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시민들이 듣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개편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청취율이 높고 시민들이 호응을 해주는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독선적"이라고도 했다.
박 전 장관은 이어 "tbs는 이미 허가된 지상파 라디오 방송이다. 그것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한 방송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 구청장은 전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진행을 맡고 있는 김어준씨에게 "지금 제 공약 중에 교통방송을 정권의 나팔수가 아닌 시민의 나팔수로 하겠다는 공약이 있다"며 "(방송의) 균형추를 좀 잡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구청장은 "교통방송에 진중권 교수, 서민 교수, 서정욱 변호사 같은 분들이 출연해야 한다"면서 "김어준씨와 생각이 같은 분들만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출연해서 청취자들이 공정한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