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중동서 '제2 아자르' 노리는 韓 IT 스타트업

중동 ICT 시장규모 1,600억弗 달해

스마트팜 엔씽, UAE왕가에 채소공급

K뷰티 내세운 아부하킴은 매출 20배↑

"탄탄한 구매력 불구 성장 초기단계"

법인세 면제 등 파격정책도 매력적





‘중동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아자르 개발사 하이퍼커넥트가 2조 원에 달하는 ‘잭팟’을 터트리자 ‘제2의 아자르’를 신화를 꿈꾸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시선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중동은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한 높은 구매력을 가진 것은 물론 중동 주요국가는 탈(脫)석유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이 중동에 수출한 컨테이너형 농장. /엔씽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이 중동에 수출한 컨테이너형 농장. /엔씽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동에 진출한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이 대표적이다. 엔씽은 오일 산업 이후로 환경·식량안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중동 지역에 주목한 사례다. 엔씽은 아랍 에미레이트(UAE)에 설치한 컨테이너형 농장을 올해 80동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엔씽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식량 보안 위협을 크게 느낀 UAE 왕가와 호텔 레스토랑 등에 신선 채소를 공급하며 유명해졌다.



엔씽의 강점은 ICT 기술을 활용한 컨테이너형 수직 농업이다. 한국에서 재배 환경을 구축해 보내고 현지에서 조립만 하면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사물인터넷(IoT) 장비로 재배 상황을 한국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엔씽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지난 2019년 설립한 중동 전문 이커머스 아부하킴은 지난해 매출이 20배 이상 늘었다. 중동에 K뷰티 제품을 소개하겠다는 발상에서 시작해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중동 소비자들을 위해 착불현금결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교민을 위한 직배송도 인기다. 유덕영 아부하킴 대표는 “중동은 탄탄한 구매력을 지녔음에도 아직 성장 초기단계인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 해외 본사를 확장·이전하는 사례도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베스핀글로벌은 지난 15일 중동·아프리카 본사를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아부다비 투자 진흥청(ADIO)의 금융·비금융 지원을 받아 클라우드 운영 센터와 기술 허브 등 혁신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중동 국가들이 혁신 기업 유치를 위한 파격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월 ICT·금융 글로벌 기업이 중동 본부를 리야드로 옮기면 법인세를 50년 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석유 중심 기존 산업 구조를 혁신 산업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한국 기업들은 중동 ICT 시장의 탄탄한 구매력과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ICT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2.4% 성장한 1,600억 달러(약 17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ICT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2019년 기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ICT 산업 비중은 2.9%, 1.6%를 차지했다. 한국의 9.8%에 비해 낮은 수치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동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ICT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며 “선진 기업 유치 및 신기술 도입을 위해 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 및 정책자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