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계약’ 논란에 휩싸여 주가가 폭락했던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이 뉴욕증시에서 17일(현지시간) 반등했다.
이날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항의 주가는 전일 대비 67.88% 급등한 77.73 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앞서 전날에 62.69% 폭락한 이후 다소 회복된 것이다. 다만 이날 급등에도 주가는 폭락이 시작되기 직전 12일(124.0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이항 주가의 이날 회복은 ‘가짜 계약’ 주장에 대한 회사측의 적극적인 반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항측은 전날 발표된 울프팩리서치의 공매도 보고서에 대해 “오류와 확인되지 않은 사실, 정보가 많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항의 창업자 후화즈는 중국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상하이 쿤샹과의 계약건에 관해 “쿤샹은 이항의 주주였던 적이 없다”며 “쿤샹이 구매한 드론 상품 가격과 기타 조항은 중국의 다른 주요 고객과 근본적 차이가 없으며 쿤샹과 계약은 정상적 거래”라고도 주장했다. 또 “울프팩리서치가 허락받지 않은 사진과 영상 촬영을 했으며 자의적인 촬영 방식이 고객들을 오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미국 공매도 리서치 업체인 울프팩리서치는 ‘추락으로 향하는 이항의 주가폭등’이라는 제목의 33쪽짜리 공매도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에서 울프팩리서치는 드론택시 기업이라는 이항이 거액의 가짜 계약을 맺었을 뿐 아니라 제품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조립라인도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항 측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일단 주가 폭락세는 진정됐지만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다. 지난해 ‘매출조작’으로 뉴욕증시에서 퇴출된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도 처음에는 공매도 보고서에 적극 반박했다가 결국 내용을 인정하고 상장폐지에 나선 바 있다.
이항 주가의 폭락은 한국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폭락이 시작되기전인 12일 종가기준 5억5,034만 달러(약 6,000억원)의 이항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학개미’들이 올해 대거 매입했던 것으로 최근 급등락에 큰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