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무력·강압 반대" 견제…바이든 시대 첫 '쿼드' 회의

"반중클럽 안돼" 中 반발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 4개국 외무장관 회의. /EPA연합뉴스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 4개국 외무장관 회의. /EPA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인도·호주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들이 화상회의를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대해 중국은 반중 클럽의 중국 봉쇄 추진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쿼드 회의가 여전히 대중 강경 방침을 유지하면서 향후 미중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비롯한 4개국 외교장관은 전날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4개국이 쿼드로 뭉친 지난 2019년 이래 세 번째 외교장관 회의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4개국 장관은 무력이나 강압으로 인도태평양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어떤 시도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또 미 국무부는 보도 자료를 통해 “4개국 장관은 장관급에서 최소 연 1회, 고위급과 실무급에서 정기적으로 쿼드 회의를 하자는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행의 자유와 영토의 보전을 포함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증진하는 데 있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4개국 장관은 인도태평양 연안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들이 국제사회 역할 강화를 표방한 ‘아세안 중심성’에 관한 상호 지지를 재확인했다. 4개국 장관은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관련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복원에 관한 시급성도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이날 회의가 관심을 끈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 기조를 대거 부정한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만큼은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새 행정부 들어 열린 첫 회의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이 중국 견제임을 감안하면 바이든 행정부 역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핵심 고리로 쿼드를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관련기사



일본 역시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이 이번 쿼드 회의를 미국이 주재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쿼드 협의체에 관한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헌신을 보여준다고 긍정 평가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쿼드 참여국의 정상회의가 추진된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4개국 장관이 정상 수준의 협력 중요성에 대해 동의하지만 정상회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쿼드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19일 논평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시대에 이어 중국을 봉쇄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쿼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인도태평양 버전”이라고 비판했다.

롼쭝쩌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를 완전한 반중 클럽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미국은 쿼드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확대하는 외교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쿼드가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연합 군사훈련까지 했지만 역내 문제에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충분히 조율할 수 있을지, 쿼드를 제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일본이나 인도·호주 모두 중국과 경제적으로 상당 수준 얽혀 있는 데다 인도의 경우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사태를 피하고자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서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는 보도도 있다.

이는 한국의 입장과도 관련이 된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쿼드 협의체를 한국 등 주변 동맹국들을 참여시킨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쿼드 플러스 참여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여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