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문화+]판 키우는 K팝, 청문물 받아들인 정조

BTS의 빅히트, 유니버설뮤직과 손잡아

OTT의 음악저작권료 갈등 소송으로 번져

정조 외교철학 담긴 김홍도풍 '호렵도' 환수


서울경제 문화레저부 기자들이 한 주 간 문화계 이슈를 쏙쏙 뽑아 정리해드립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18일 유니버설뮤직그룹과 함께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미국 기반의 글로벌 보이그룹 데뷔를 위한 프로젝트 협업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시혁 빅히트 이사회 의장, 루시안 그레인지 유니버설뮤직그룹 회장, 존 재닉 인터스코프 게펜 A&M 회장,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그룹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18일 유니버설뮤직그룹과 함께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미국 기반의 글로벌 보이그룹 데뷔를 위한 프로젝트 협업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방시혁 빅히트 이사회 의장, 루시안 그레인지 유니버설뮤직그룹 회장, 존 재닉 인터스코프 게펜 A&M 회장,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그룹



판 키우는 K팝… 빅히트, 유니버설뮤직과 손잡고 미국서 보이그룹 데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손잡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보이그룹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양측이 미국에 합작사도 만들기로 했다. 미국서 방송하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멤버를 뽑은 후 트레이닝을 거치는 전형적 K팝의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민 것.

빅히트와 UMG는 18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베뉴라이브를 통해 양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루시안 그레인지 UMG 회장과 존 재닉 인터스코프게펜 A&M 회장 등 주요 인물들이 직접 동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레인지 회장은 공개된 영상을 통해 “빅히트와 UMG의 주력 산하 레이블인 게펜 레코드가 합작사를 설립해 글로벌 아티스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시혁 빅히트 이사회 의장은 “전 세계 손꼽히는 레이블들을 아우르는 그룹인 UMG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법인 빅히트아메리카와 UMG의 주력 산하 레이블인 게펜 레코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보이그룹 데뷔를 진행할 합작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방식은 글로벌 오디션이며, 미국 내 미디어 파트너와 공동으로 내년 방송을 목표로 한다. 빅히트는 아티스트의 발굴과 트레이닝, 팬 콘텐츠의 제작 및 ‘위버스’를 통한 팬 커뮤니티를 담당하고 UMG가 음악 제작과 미국 내 유통,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등을 맡는다.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미디어 파트너와 함께 진행할 예정으로 2022년 방송을 목표로 한다”며 “음악뿐 아니라 퍼포먼스, 패션, 뮤직비디오, 팬 커뮤니케이션 등이 결합된 K팝의 ‘풀 프로덕션 시스템’에 따라 활동하게 된다”고 전했다.

웨이브·티빙·왓챠 등 OTT 3개 사로 구성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제공=OTT음대협웨이브·티빙·왓챠 등 OTT 3개 사로 구성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제공=OTT음대협


OTT 음악저작권료 갈등, 소송으로… 업계 “차별대우받아” 저작권자 “언론플레이 중단을”




음악 저작권료의 징수규정을 두고 국내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업계와 음악저작권자, 문화체육관광부 사이 벌어진 갈등이 소송으로 번지는 등 악화일로다. OTT업계는 문체부가 음저협의 권리남용을 방조해서 차별대우를 받았다며 행정소송을 냈고, 음악저작권자들은 OTT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음악업계가 무조건 양보하라는 식의 명분 없는 희생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상생을 위한 협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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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왓챠 등 OTT 3개사로 구성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이하 OTT음대협)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5일 문체부를 상대로 작년 12월 개정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규정의 개정안은 OTT에 적용될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을 신설하고 요율은 1.5%에서 시작해 2026년까지 1.9995%로 올리기로 했다. OTT음대협은 케이블TV나 IPTV와 비교해 OTT에 적용하는 요율이 높으며,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 적용하는 요율 2.5%를 동일하게 적용하라는 데 대해서는 “저작권료와 관련해 받는 영향이 국내 사업자와 다르다”며 거부했다.

반면 음악 저작권·저작인접권자 단체들은 19일 호소문을 내 OTT 업계를 향해 “음악산업과의 상생을 위해 협의하자”고 요청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동반성장을 위해 합리적 논의가 필요한 때 불필요한 논쟁을 확신시키고 있다”며 음악권리자와 협의를 뒤로 하고 언론플레이에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산업으로 육성해야 하는 OTT가 발전 동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창작자의 권리를 희생하라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용료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기 위해 OTT 업계가 회원수, 콘텐츠 판매 관련 데이터, 서비스 원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청나라 황제의 사냥 장면을 그린 '호렵도'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환수됐다. 정조가 김홍도에게 처음 그리게 했다고 전하는 호렵도의 근간에는 당대의 북방 외교철학도 담겨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청나라 황제의 사냥 장면을 그린 '호렵도'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환수됐다. 정조가 김홍도에게 처음 그리게 했다고 전하는 호렵도의 근간에는 당대의 북방 외교철학도 담겨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정조는 왜 오랑캐황제의 사냥을 그리게 했나


문화재청이 지난해 미국 경매에 출품된 김홍도 화풍의 ‘호렵도 팔폭병풍(胡獵圖 八幅屛風)’을 국내로 환수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병풍 전체 길이 392cm, 높이 154.7cm이 유물은 지난 2020년 9월 크리스티 뉴욕경매에 김홍도파(派) 호렵도로 소개됐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11억원에 낙찰받아 고국으로 가져왔다.

책가도가 ‘문치(文治)’를 뜻한다면 호렵도는 ‘무비(武備·군사관련 준비)’를 강조한 정조의 정치철학을 대변한다. 두 그림 모두 정조가 단원 김홍도를 통해 처음 그리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홍도가 그린 책가도와 호렵도는 현재 전하지 않는다.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호렵도는 민화풍으로 그려진 것이 이번에 환수한 호렵도는 웅장한 산수 표현과 정교한 인물표현 등이 수준 높은 궁중화풍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병모 경주대 초빙교수는 “정조 때, 청나라 황제의 가을사냥 장면을 김홍도 화풍으로 그린 궁중화원의 그림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호렵도 중 예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라며 “북학 정책 속에서 자존의식을 지키고자 한 정조 대 외래문화의 수용태도, 국방의 정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도 크다”고 평가했다.

정묘호란(1627)과 병자호란(1636)을 연이어 겪은 조선에서는 청을 배척하는 경향이 컸다. 18세기 후반,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청의 신문물이 유입되자 홍대용·박제가·박지원 등 젊은 지식인들 주축의 북학파(北學派)는 개방정책을 주장했고 정조는 이를 수용했다. 오랑캐라 낮춰 부르는 ‘호(胡)’자를 써가며 굳이 청나라 황제의 사냥 그림을 그리게 한 이면에는 이처럼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정조의 철학이 반영됐다. 오랑캐 나라를 증오하면서도 청의 문화를 배울 수밖에 없는 복합적인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돌아온 ‘호렵도’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된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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