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분석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 업계의 매출이 전년 대비 3분의 2나 감소했다고 한다. 70%가 넘는 소상공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지면서 지난해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실을 겪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은 올해도 지속되고 각 사회 영역별로 서로 더욱 복잡하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난해 대한민국의 움직임을 비롯한 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친 기록들을 최소 5년 이상 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2019년의 기록도 보전해 이전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또한 함께 저장 기록돼야 한다.
문제는 2019년의 데이터가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현행 위치정보보호법·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르면 2019년의 데이터는 조만간 삭제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상황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또 발생할지 모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이 데이터를 보존·분석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위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백신 접종 이후인 오는 2021년 등 3년간의 데이터를 거의 영구히 보존할 수 있는 ‘데이터타임캡슐법’을 시급하게 제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법적 보관이 지난 데이터는 분리 보관하고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때 분석 목적, 내용, 활용자 등에 대한 이력을 관리하도록 할 수 있다. 이 법에는 공공의 데이터는 3년간의 데이터 보관을 의무화하고 민간은 자율에 맡기되 보존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데이터는 의무 보관하거나 삭제를 할 때 정부가 이관받아 관리 보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코로나 타임캡슐 데이터 센터의 구축이다. 질병관리청·경찰청·지자체 등의 요구 사항을 분석해 역학조사 및 질병 관리 지침 준수 관리 등 방역에 필요한 정보,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의 재난 지원을 위한 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보 등으로 우선 정의한다. 이후 이를 프리징(freezing·집계 중단) 대상 데이터로 지정하고 식별 보관해야 하는 정보, 비식별화 영역으로 구분해 활용하는 ‘데이터 플레이 그라운드’를 구축한다. 이 데이터 분석 센터는 사용자 권한 관리 및 분석 이력 관리가 가능해야 하며 데이터 외부 유출 없이 분석할 수 있도록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분석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타임캡슐 데이터 센터 내에서는 개인의 위치 정보, 이동 경로, 접촉 이력, 소비 정보 등을 서로 결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상태를 분석해보면 전염병 환경하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이고 그 영향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향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또다시 올지도 모를 감염병에 대비한 정책적 대안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대안들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더 나은 개선안을 만들고 새로운 기회 요인을 도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K방역의 성공을 넘어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바로 데이터의 힘이다.
/여론독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