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자본시장에 풀려 있는 유동성을 압박하고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등 국내 증시에 주류로 자리 잡은 성장·기술주에 악재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증시의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 국채 10년물의 최종 호가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7bp(1bp=0.01%) 오른 연 1.922%를 나타냈다. 이 금리가 연 1.9%를 넘은 것은 지난 2019년 5월 3일(연 1.9%) 이후 처음이다. 국채 3년물 금리 역시 19일보다 2.4bp 상승한 연 1.02%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 28일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3·10년물의 금리 차는 0.902%까지 벌어져 201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0.9%를 넘어섰다.
최근 국채 금리 오름세는 △미국 금리 상승 △우리나라 정부의 재정 확대 △경기·물가 회복 기대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4%에 육박하면서 국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87포인트(0.90%) 내린 3,079.75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압력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리 상승이 차입 비용을 높이는 데다 각 기업이 벌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현금 흐름 가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이 특히 미래 현금 흐름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성장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가령 국내 대형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KRX BBIG K-뉴딜은 이날 2.83% 하락하며 코스피(-0.90%)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6%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1.5%를 증시 방향성이 바뀌는 임계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연내 한국 국고채 10년물 상단을 연 2% 내외까지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