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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삼천피'는 거품? "양극화 확대로 코스피 펀더멘털은 레벨업"

[KB증권 리포트]

"코스피, 실물경제와 딴판" 지적 나오지만

자영업자-상장기업 사이의 양극화 진행으로

자영업자는 구조조정, 코스피기업은 생존

향후 살아남은 상장사에 이익 집중될 것

"코스피의 이익 능력 레벨업 가능성 높아"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상점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오승현기자관광객의 발길이 끊기고 상점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오승현기자




자영업자는 폐업의 문턱에 밀려나 힘겨운 일상에서 불안함을 호소하는 와중에도 코스피 지수는 3,000선을 치솟으면서 자산시장의 거품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개인(자영업자)은 정리되고 기업(상장사)는 살아남는 형태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오히려 코스피 기업의 이익 체력은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영업자, 비상장 중소 기업들의 폐업의 빈자리를 대기업들이 메꾸면서 코스피 기업들의 수익성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KB증권은 코로나19가 양극화를 촉발하면서 코스피 상장사 펀더멘털의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KB증권은 1998년, 2008년, 2020년 과거 3번의 경기 침체 구간 마다 다른 형태의 양극화가 나타났는데 현재는 ‘기업(상장사)와 개인(자영업자) 사이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채 비율이 높아 코로나19 위기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자영업자는 폐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지만, 현금 조달 능력이 출중한 코스피 상장기업은 코로나19 위기를 버티면서 구조조정 뒤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직후 경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 간의 괴리가 확대되면서 ‘양극화’가 발생한다”며 “살아남기 위한 체력은 ‘부채’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위기를 극복할 여력이 있는 주체만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압도적이었던 기업부채는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가계부채는 늘면서 두 부채의 규모가 엇비슷해졌다"며 “1998년 이후 상장사의 개선된 부채비율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KB증권 리서치센터자료=KB증권 리서치센터



경제적 이익이 상장사로 집중되면서 코로나19에도 불구 코스피의 이익 능력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지난해 10월께 올해 코스피의 합계 영업이익을 약 180조 원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추정치는 상향 조정을 반복하면서 현재는 193조 원대로 올라왔다. 현재 2022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223조 원 수준이다. 그에 반해 자영업자는 여전히 곤궁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 자영업자 수지 적자가구 비중이 22.4%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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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연구원은 “어려운 내수 환경에도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체력, 수출 회복을 바탕으로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계속 상향되면서 코스피의 이익은 구조적으로 레벨-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면서 올해 말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자료=KB증권 리서치센터자료=KB증권 리서치센터


코스피는 모든 경제 주체가 아닌 일부 대기업 경제적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지만 향후 코스피와 실물 경제 분위기는 온도 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물 경제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코스피 이익 전망은 앞으로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 회복 속도 대비 코스피 기업의 회복 속도가 훨씬 더 빠를 것으로 보이며, 그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코스피가 차지하는 몫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전례를 살펴보면 명목 GDP 대비 코스피의 영업이익 비중은 1998년 2.7%에서 2000년 4.7%로, 2008년 5.4%에서 2010년 7.7%로 늘어났다.

하 연구원은 이어 “경제적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에서 상장사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늘고 있다”며 “최근 유동성(금리 상승)과 관련한 잡음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와중에도 ‘코스피 시장의 펀더멘털’은 지속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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