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반도체 호황이 오판 부를 수도"…금통위의 경고

1월 수출 전년비 11% 늘었지만

반도체 뺀 성장모멘텀 따져봐야

산업 특성상 고용효과도 떨어져

"소비까지 착시"우려 목소리도





“올해 우리 경제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재차 확대되면서 소위 반도체 착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난달 개최된 올해 첫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한 금융통화위원은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반에 ‘오판’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금융통화위원 역시 “경제가 반도체 경기의 호전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 모멘텀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경제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98만 2,000명 감소하고 신용카드 사용액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수출 등 일부 지표만 호조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제적 착시 현상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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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각종 수출 지표를 보면 한국의 경제 상황은 올해 ‘V자 반등’을 기대할 만큼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16.7%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를 빼면 수출 호조의 민낯이 드러난다. 지난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2%포인트 상승한 19.3%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480억 1,200만 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11.4% 늘었지만 전년과 올해 반도체 수출액을 제외한 수치를 단순 비교할 경우 수출 상승률은 9.3%에 그친다. 연간으로 봐도 지난해 수출은 5,127억 8,900만 달러로 전년인 2019년보다 5.4% 감소했으나 반도체를 뺀 수출액은 4,136억 1,100만 달러로 감소 폭이 2%포인트가량 늘어난 -7.8%로 나타났다.

특히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가 사실상 독과점해 부가가치 비중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도체 출하액은 130조 5,260억 원이며 생산액에서 원재료비 등 주요 중간 투입비를 제외한 부가가치는 87조 8,930억 원이다. 출하액 중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또 다른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경우 출하액에서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며 화학 사업 또한 31% 수준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반도체의 높은 부가가치 창출 효과에도 불구하고 고용유발계수가 크게 낮아 일자리 창출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소비 활성화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낮기 때문에 고용이나 소비 부문을 중심으로 반도체 착시 현상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양철민·조양준 기자 chopin@sedaily.com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세종=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세종=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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