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비정규직 제로’ 선언 文정부, 정규직 전환율 역대 최저치 ‘역효과’

통계청장 출신 유경준 의원실 분석

문재인정부 정규직 전환율 10.7%

MB 16.3%·朴 13.1% 보다 낮아

같은 직장 내 전환 비율도 최저치

“민간 무시한 전환 정책 효과 無”





‘비정규직 제로(0)’을 공약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이 역대 최저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간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환을 강제하는 강공책을 썼지만, 정작 사회적 갈등만 초래하고 비정규직은 더욱 늘리는 역효과만 냈다는 것이다.


정규직 전환율, 盧정부19.1%→文 10.7%




23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역대 정권별 정규직 전환율을 추계한 결과 문재인 정부의 전체 정규직 전환율과 같은 직장 내 정규직 전환율 모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 의원은 통계청장과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경제전문가다.

유 의원실의 추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2017년~2020년) 민간과 공공부문을 합한 평균 정규직 전환율은 10.7%로 나왔다. 이는 이명박 정부 16.3%, 박근혜 정부 13.1%보다 낮다. 보고서의 정규직 전환 비율은 일정 시점에 비정규직이었던 근로자가 1년 내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을 말한다.

특히 같은 직장 내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이보다 낮은 4.7%를 기록했다. 이 역시 이명박 정부 6.7%, 박근혜 정부 5.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정규직 전환율은 더욱 악화됐다는 게 유 의원실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비정규직 현황 역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나빠졌다. 연도별 정규직 전환율을 살펴보면 2006년 20%에 달하던 정규직 전환율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2017·2018년 10.7%, 2019년 10.4%, 2020년 11.1%를 기록했다. 같은 직장 내 정규직 전환율은 2017년 4.1%, 2018년 4.6%, 2019년 4.4%, 2020년 5.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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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의 역설’ 상황, 정규직 전환 강제 안 먹혀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을 통해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화해 국가 전체 비정규직 축소를 이끌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더 나빠진 결과만 낳았다는 지적이다.

유경준 의원은 “2019년 한해에만 비정규직이 역대 최고 수준인 87만 명이나 폭증했다”면서 “민간을 무시한 정부의 반시장적 정규직 전환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또 “나라 전체의 고용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적 고용안전망 확충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대기업과 공기업의 정규직 과보호 수준은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 보호만 강조한다면 기업의 채용 자체를 어렵게 한다고 진단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2007년 노무현 정권 당시 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규직 전환을 저해하는 ‘해고의 역설(paradox of layoffs)’로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법은 2년 계약기간을 초과하는 모든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무기계약직)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정규직의 고용보호를 위한 조항이었지만, 민간시장에서는고용창출 저해와 정규직전환에 대한 장애물로 작용한 것이다. 유 의원은 “(정규직 전환 정책은)노동시장개혁의 일환으로 다가가야지, 단순히 정규직 전환을 강제하는 방식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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