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선보인다. 5년 전 ‘만능 통장’의 기치를 걸고 절세 혜택을 주는 ISA가 도입됐으나 투자 가능 상품이 제한적인데다 만기, 가입 조건 등 제약이 많아 인기가 시들했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주식 직접 매매가 가능해지고 만기도 3년으로 줄어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오는 25일부터 투자중개형 ISA의 가입을 받는다고 밝혔다. 중개형 ISA는 기존 펀드(ETF 포함), 파생결합증권(ELS·DLS), 리츠 외에도 국내 상장 주식의 직접투자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기존 일임형·신탁형 ISA에서는 주식 직접투자가 불가능하다. 중개형 ISA는 위탁매매업 라이선스가 있는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KB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다음 달까지 중개형 ISA를 내놓을 계획이다.
세제 혜택 폭도 확대됐다. ISA 계좌는 해외 펀드(국내 상장 해외 ETF 포함) 이익·배당·ELS 쿠폰 등 과세소득에 대해 가입 기간 동안 최대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200만 원 이상의 이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율 15.4% 대신 9.9%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특히 ISA는 여러 금융 상품의 손실과 이익을 통산해 과세소득을 산정하기 때문에 일반 증권 계좌보다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중개형 ISA는 이에 더해 국내 주식으로 손실을 봤을 경우 이를 다른 금융 상품의 이익과 합산해준다. 예컨대 해외 ETF 매매로 300만 원의 과세소득을 올렸고, 국내 주식으로 100만 원의 손실을 봤다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김경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는 “주식 배당금에 대해서 최대 200만 원까지 비과세가 되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로서는 가입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은행권에서 ISA를 가입한 고객들이 증권사의 중개형 계좌로 넘어 올 유인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ISA 만기가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짧아지고 소득 여부와 상관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해지는 점도 관심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중개형 ISA는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다.
기존 ISA 가입자들도 중개형 ISA로 이전이 가능하다. 다만 기존 계좌에서 가입한 금융 상품을 현금화해야 한다. 대신 기존 가입 기간은 인정된다. 예컨대 1년 전에 신탁형 ISA를 가입한 투자자가 중개형 ISA로 이전하면 잔여 만기는 2년이다.
간만에 절세 혜택이 큰 계좌가 나온 만큼 증권사들은 고객몰이를 위해 대대적인 이벤트도 실시한다. 삼성증권은 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만기까지 유관 기관 수수료를 제외하고 주식 매매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1년간 유관 기관 수수료까지 전액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내걸었다. 또 6월 30일까지 ISA 계좌에서 주식 또는 금융 상품을 1,000만 원 이상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140명에게 1,000만 원 한도로 연 14%(세전) 특판RP(91일물) 가입 혜택을 제공한다.
김상훈 삼성증권 상무는 “기존 주식 투자자라면 연간 2,000만 원까지는 중개형 ISA를 우선 채워서 거래하는 게 낫고, 주식을 처음 하는 MZ세대 등도 ISA를 첫 주식 계좌로 삼는 게 합리적”이라며 “기존 MTS를 통해 손쉽게 계좌를 열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