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저금리 상황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BNK·DGB·JB 등 지방 금융지주 3사는 지난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비은행권 계열사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지만 주력 계열사인 은행은 순이자마진(NIM) 감소 등으로 대부분 수익률이 악화됐다. 특히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과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등으로 지방은행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역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도 지방 금융지주는 일제히 위기 극복의 키워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꼽았다. 일찌감치 ESG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는 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각오다.
BNK금융은 ‘지속 가능 금융 실현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ESG 비전 아래 △책임 있는 성장 △함께하는 성장 △신뢰 받는 성장이라는 3대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ESG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지주와 양 은행을 중심으로 ESG 거버넌스 체계 구축, ESG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친환경·지역상생형 상품 출시, ESG 채권 발행에 주력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계열사 전반에 걸쳐 ESG 상품과 서비스의 라인업 확대, 기후변화 관련 대응 전략 고도화 등을 통해 전사적인 ESG 운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7월 유엔(UN)에서 제정한 ‘지속 가능 개발 목표(UN SDGs)’를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했다. 앞으로도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TCFD)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등을 통해 전사적인 탄소 감축 활동을 공개하면서 UN PRI,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의 책임 은행 원칙 등 지속 가능 경영과 관련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에도 단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BNK는 김지완 회장 취임 이후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대표이사 회장 3연임 제한 제도를 도입하고 이사회 중심의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그룹 경영진 성과 평가 제도 개선을 통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주 감사 담당 임원을 선임해 그룹 내부 통제 강화, 여신 심사 프로세스의 투명성 제고와 같은 지배구조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BNK는 현재 전사적 ESG 체계 구축 및 ESG 경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방향성 설정을 위해 지주 이사회운영위원회에서 그룹 ESG위원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속 가능 경영 관련 이사회 내 별도의 ‘ESG위원회’를 만들어 ESG 경영 추진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2006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지속 가능 경영을 선포하고 UNGC, UNEP FI 회원사로 활동하며 국내 지속 가능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금융권에서는 유일하게 UNGC 한국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DGB금융은 2007년부터 매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2020 대한민국 지속 가능성 대회’에서 국내 최초로 ‘지속 가능성 보고서상(KRCA)’을 10회 수상하며 KRC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DGB금융은 고객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상생 경영, 친환경 금융, 지역사회 공헌, 지배구조 개선 노력 등의 비재무적인 성과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추진하며 ESG 경영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단기 경영 성과에 집착하지 않는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복원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ESG 경영을 체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JB금융그룹은 고객과 주주·투자자·지역사회 등 기업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활성화하고자 2017년부터 그룹 통합 연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 발간한 통합 연차 보고서는 재무 상황과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에 대한 내용과 함께 ESG 등 비재무적 성과를 담았다.
아울러 고객 정보 보호, 협력사 상생 경영, 임직원 행복 경영, 고객 및 지역사회 가치 창출, 지역사회 나눔, 녹색 금융, 기후변화 대응 등 JB금융이 중장기적으로 추구하는 7대 지속 가능 경영 지향점을 담았다.
JB금융은 무엇보다 김기홍 회장의 ESG 경영 의지가 높다. 김 회장은 사회책임경영위원회 통해 그룹 전반의 지속 가능 경영 활동을 모니터링, 평가하고 있으며 정도 경영 프로그램을 통해 윤리 경영을 기업 문화로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언택트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하며 ESG 경영에도 나서고 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