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일반

[영상]석탄에서 수소까지…탄소 에너지의 역사 살펴보니



해답은 탄소중립?! 우리는 언제부터 석유를 썼을까?

출근길에 탄 자동차, 뜨끈한 보일러부터 친구와 주고받은 카톡, 지금 입고 있는 옷까지. 놀랍게도 석유의 손길이 안 닿은 게 없습니다. 하지만 130년 전만해도 석유는 등불 켤 때나 쓰는, 그렇게 큰 쓸모까진 없는 끈적끈적한 기름이었습니다. 200년 전 석탄을 처음 봤을 때도 인류는 비슷한 감정을 느꼈죠.

여러분은 혹시 ‘수소’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안녕하세요. 여러분이 꼭 알아야할 핵심 경제 상식 총정리! 썸스‘캐치’입니다. 이번에 알아볼 주제는 바로 ‘에너지의 역사’입니다. 나무에서 석탄을 거쳐 석유까지, 주요 에너지원은 어떤 과정을 거쳐 변했을까요? 강력한 차기 에너지원 수소. 과거의 에너지 변화와 어떤 점이 같고 또 다를까요?

◇ 석탄은 어떻게 우리 곁에 왔을까?

화석 에너지. 수백 만 년 전 쏟아진 태양 에너지를 품고 땅 속에 묻혀 있던 자원들을 말하죠. 18세기 초, 유럽. 인간이 처음으로 사용하게 된 화석 원료는 석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무를 베어 불을 피우는 데 그쳤던 인류는 증기 기관의 발명과 함께 석탄 시대로 넘어가며 산업 사회로 진입했죠.

그런데요, 사실 석탄은 첫 등장 당시 그렇게 환영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차, 갈퀴, 인쇄기, 배, 달구지부터 목욕탕 대야, 빗자루, 신발까지. 중세 유럽에선 오랜 기간 나무가 1차 에너지원으로 쓰였습니다. 단순히 불을 떼는 용이 아니라 지금의 석유처럼 안 쓰이는 곳이 없는 다목적 에너지원이었죠.

서부와 북부 유럽의 울창한 숲은 끝이 없는 에너지원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14세기에 이르자 나무가 점점 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회복 속도보다 나무를 베어 내 에너지로 쓰는 속도가 훨씬 빨랐기 때문이죠. 게다가 15세기 들어 경작지 확대로 삼림이 황폐화되고, 16세기에 이르러 해군이 군함 건조에 엄청난 양의 목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점차 심각해졌습니다. 여러 차례 벌채 규제 조치가 단행됐지만 허사였죠. 결국 17세기에 이르러 나무의 가격은 15세기에 비해 2.5배 뛰었습니다.



나무가 점점 귀해지다보니,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대륙 전역에 석탄이 나무의 대체체로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은 엄청났습니다. 석탄은 ‘조악한 에너지원’으로 간주되었는데요.

채굴하고 운송하고 보관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데다 나무와 달리 태울 때 공해까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주민 대다수, 심지어 귀족들조차 마지못해 석탄으로 불을 지피는 상황이 연출됐죠.

석탄은 무겁고 다루기 불편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진창길에서 마차로 운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죠. 석탄으로 마차가 더러워지는 것도 골치였고요. 결국, 어떻게 해야 석탄을 쉽게 옮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그 해법으로 등장한 게 증기 기관차였습니다.

결국 석탄 증기 기관의 발명으로 화석 연료 시대가 열렸다기보다는 이미 시작되어 버린 화석 연료 시대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석탄 증기 기관이 발명된 거죠.



◇ 석유의 존재감을 키운 건 자동차?

1890년만 해도 석유는 대부분 등불을 밝히기 위한 등유로 쓰였습니다. 20세기 초에 들어서도 석유가 세계 에너지 분포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가 채 되지 않았죠.

하지만 20세기 말 석유가 세게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로 증가했습니다. 화석 연료 시대가 열린 후 지금까지 세계의 에너지 사용량이 70배 늘었으니, 석유의 사용량은 대략 700배 늘어난 셈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석탄이 ‘증기기관’차과 함께 발전했다면 석유는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의 발전과 함께했습니다. 1885년 카를 벤츠가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이후, 1913년 헨리 포드가 대량 생산 조립라인, 즉 컨베이어벨트를 고안해 내면서 저렴한 휘발윤 차량이 수백만 대씩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석유는 금세 주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죠. 에너지업체들은 끝없는 휘발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탐사 작업 확대에 발 벗고 나섰고, 매주 새로운 유전들이 개발됐습니다. 1916년 340만 대였던 미국 내 자동차 수는 14년 뒤인 1930년 2310만 대로 7배 가까이 늘었죠.

자동차는 수백만 인구가 먼 거리를 오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이웃과 공동체라는 전통적 개념이 흐려지고 변두리 문화가 확산됐죠. 자동차는 인류의 생활 템포를 높이 끌어올렸고, 속도와 효율의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철강·알루미늄·구리·고무 등 다른 주요 산업들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산업 자본주의의 꽃이기도 했습니다. 20세기 들어 30여 년 간 미국의 경제 성장은 주로 자동차 생산 덕이었는데요. 2차 세계 대전 이후 아시아의 경제 성장 또한 마찬가지였죠. 결국, 자동차는 우리에게 석유가 없어선 안 될 존재임을 각인시켰습니다.



◇ 지구 온난화를 부른 건 화석 연료 속 탄소

관련기사



그렇게 200년간 인류는 화석연료가 가진 탄소의 힘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화석 연료가 시간과 거리를 단축시켜주면서 세계화가 현실화되었고,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엄청나게 높아지면서 생활수준이 높아졌죠.

하지만 우리 삶이 편리해지는 동안 우리도 모르게 치른 대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지구온난화죠. 1만 년 전부터 산업 시대에 이르기까지 온실 가스의 균형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화석 연료의 시대가 열린 1750년 이후 지금까지 30% 이상 증가했죠.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국제연합환경계획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사실, 이산화탄소의 지구온난화 지수는 높은 편이 아닙니다. 지구온난화지수란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다른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낸 것을 말하는데요. 이산화탄소를 1로 볼 때 메탄은 21, 아산화질소는 310, 수소불화탄소는 1,300, 육불화황은 무려 23,900의 수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건 발생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인데요.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가스의 8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사이 증가한 이산화탄소 농도 가운데 75%가 화석 연료 사용에서 나왔죠.

위기를 느낀 인류는 1992년 리우 ‘UN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1997년 교통의정서를 통해 일부 선진국에게 온실기체 감축 의무를 지웠죠. 그리고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전 세계 국가가 UN에 자발적으로 2020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게끔 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전 세계 국가가 공동의 책임을 지기로 합의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BAU(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의 배출량)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상태입니다.

◇ 에너지의 역사는 탈탄소화의 역사?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석탄에서 석유로, 석유에서 다시 천연가스로 주 에너지가 변화해가면서 탈탄소화가 일어났다는 점인데요.



탈탄소화는 단위 질량당 탄소의 수가 적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석탄은 수소 원자 한 개당 탄소 원자가 최대 2개 결합한 구조입니다. 수소 대 탄소의 비율이 1:1~2인거죠. 석유는 수소 원자 두 개에 탄소 원자 한 개가 결합한 구조로 수소 대 탄소의 비율이 1:0.5입니다. 천연가스의 경우는 수소 원자 4개에 탄소 원자 한 개가 결합해 수소 대 탄소의 비율 1:0.25입니다. 다시 말해 에너지원의 변화로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적어졌다는 거죠.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40년 간 주요 에너지 단위당 탄소 방출량은 연 평균 0.3%씩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에너지원의 변화로 인한 방출량 감소에 비해 사용량 증가에 따른 방출량 증가가 너무 커 이산화탄소 방출 자체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말입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수소혁명>에서 “탈탄소화의 여정 끝에 수소가 있다”고 말합니다. 수소엔 탄소 원자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수소는 그간 인류가 사용해온 화석연료와 한 가지 엄청나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에 무한히 존재하지만 수소 그 자체로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수소는 물, 산소, 유기체 등 언제나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 형태로만 존재합니다. 따라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수소를 ‘생산’해내야 합니다. 그동안은 자연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재료를 가져다 쓰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고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즉, 에너지의 정의가 새로워지는 거죠.

◇ 수소 에너지는 세계화 재편을 불러올까

포스트 화석연료의 시대는 에너지 고갈 문제, 환경 보전 문제를 넘어 글로벌 질서를 재편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은 에너지원에 대한 접근성이 곧 글로벌 권력을 의미했습니다. 19세기 영국은 석탄을 선점하며 성장했고, 20세기 미국은 석유를 선점하며 성장했죠.

하지만 수소 에너지 체계에선 수소를 어디에서나 추출할 수 있습니다. 즉, 어디에나 있는 수소를 어떻게 생산하고, 유통하고, 저장하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기술’의 선점이 가장 중요해지는 거죠. 때문에 미국과 중동 등 특정 국가에 몰려있는 화석연료 중심의 세계가 뒤흔들릴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론 큰돈이 드는 수소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에 개도국이 쉽게 뛰어들 수 없다는 점에서, 결국 큰 질서 개편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죠.

문명사를 에너지의 관점에서 연구한 리처드 윌킨슨 교수는 인류가 이용하기 쉬운 자원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자원으로 옮겨 가면서 점점 더 복잡한 처리와 생산 기술들을 고안해내는 과정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켰다고 봤습니다. 생태학적 맥락에서 볼 때, 경제발전은 자연 환경 활용법이 집약적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이라는 거죠.



지금은 다루기 어렵게만 느껴지는, 기존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수소 에너지도 주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 이현지 인턴기자 hyunji1672@sedaily.com


정민수 기자
minsoojeon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사의 댓글(0)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