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여성이 시어머니의 요구에 따라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을 당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자흐라 이스마일리(42)는 지난 17일 상습적으로 폭력을 가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보다 앞서 16명에 교수형이 집행되는 모습을 보고 심장마비로 쓰러져 사망했다.
이스마일리의 변호사 오미드 모라디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마일리는 이미 숨을 거둔 것 같았으나 시어머니가 직접 의자를 발로 차 잠시라도 이스마일리가 발 밑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며 이미 사망한 몸에 교수형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스마일리가 살해한 그의 남편은 이란 정보부의 고위 관리였다. 그는 상습적으로 아내를 구타해왔고, 이스마일리는 자기방어의 목적으로 남편을 살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프랑스의 '이란 저항 국민전선'은 해당 사연이 전해진 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과 여성인권 유엔 특별조사관에게 강력한 규탄을 요구했다.
한편 타임스는 "이날 결국 수도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라자이 샤흐르 교도소에서 모두 17명이 교수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사형 집행률이 높은 이란에서도 하루에 17명이 처형당하는 경우는 드문 경우다. 이란은 지난해 12월 초까지 총 233명의 사형을 집행해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사형 집행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는 총 42명이 사형에 처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