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며 청년 구직자의 60%가 사실상 취업을 포기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청년구직자 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일자리 상황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평균 9.3개월의 구직활동을 하면서 최근 1년간 8.4번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고 이를 통해 2.0회의 면접을 봤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일자리를 구하겠다는 청년들의 의욕도 크게 낮아졌다. ‘현재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의 24.0%만이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그냥 의례적으로 하고 있다’는 응답이 37.4%였고, ‘거의 안하거나 그냥 쉬고 있다’는 응답도 23.7%나 되어 60%가 넘는 청년들이 사실상 구직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만간 취업할 수 있다는 청년들의 기대도 약해졌다. 대한상의가 청년들에게 ‘올해 내 취업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7.1%가 어렵다고 답해 올해 내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41.3%)보다 많았다.
다만 다수 청년들은 최근 고용시장 어려움을 일시적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일자리가 감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로 답한 경우가 64.1%로 가장 높았고, 자동화나 산업경쟁력 약화 등의 구조적인 요인이라는 응답이 25.8%였다.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채용부담 때문이라는 의견도 8.8%였다.
청년 실업률이 9%를 넘어서는 등 청년 취업이 특히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의 경력직 선호’(4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청년층 기회감소’(26.1%)와 ‘대학 졸업자 과다’(13.4%)가 그 뒤를 이었다.
청년일자리 문제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당면한 경기침체 상황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청년들의 생각이다. ‘청년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한 우선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의 35.9%가 ‘경기 활성화’라고 응답했다. 이어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응답이 18.2%였으며, ‘기업투자 촉진’이라는 응답도 11.9%나 됐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이번 조사결과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하며 “신산업 분야에서 고숙련 전문인력 수요가 많은 만큼 인력양성 사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제도와 분위기를 쇄신하고, 노동시장 개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기업들이 청년을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을 넓혀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