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리즈 때처럼 리디아 GO!

LPGA 게인브리지 1R

'짠물 퍼트' 앞세워 2타차 단독 선두

3년 無冠 슬럼프 벗어날지 시선집중

13년만의 복귀 소렌스탐 공동77위

세계랭킹 1위 고진영, 4언더 4위로

리디아 고가 마지막 18번 홀(파4)을 버디로 마치며 인사하고 있다. /올랜도=AP연합뉴스리디아 고가 마지막 18번 홀(파4)을 버디로 마치며 인사하고 있다. /올랜도=AP연합뉴스




2010년대 들어 아시아(계)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지배를 이끈 이들 중에는 청야니(32·대만)와 호주 동포 리디아 고(24), 에리야 쭈타누깐(26·태국)이 있었다. 이들 3명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숱한 우승을 쌓으며 차례로 세계 랭킹 1위를 지냈지만 이후 알 수 없는 추락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17년 6월 세계 1위에서 내려간 뒤 현재 29위에 처져 있는 리디아 고가 모처럼 불꽃을 일으켰다. 리디아 고는 26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노나 골프장(파72)에서 시작된 LPGA 투어 게인브리지 LPGA(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2위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섰다.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통산 15승째를 거둔 뒤 2년 10개월 만의 우승에 희망을 피운 것이다.

리디아 고의 톱 10 진입은 2019년 세 번, 지난해 다섯 번뿐이었다. 그래도 지난해 7월 투어 재개 뒤 12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고 꾸준히 20위 안에 드는 등 기복을 줄였는데 올해 첫 실전 라운드부터 부쩍 힘을 낸 모습이다.



리디아 고는 이날 첫 홀부터 샷 이글을 터뜨리는 등 이글 1개와 버디 6개(보기는 1개)를 몰아쳤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두 번만 놓칠 만큼 샷이 안정됐고 퍼트 수 26개의 ‘짠물 퍼트’가 특히 돋보였다. 왼쪽 콧구멍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는 증상에 지난달 한국에서 코 수술을 받은 리디아 고는 아직 회복이 덜 됐는데도 홈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라 출전을 강행했다. 리디아 고의 집은 레이크 노나 골프장 구역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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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즌 최종전 뒤 한국에서 6주간 쉬며 골프채를 잡지 않았는데 이는 가장 긴 휴식이었다고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용과 감사를 키워드로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는 리디아 고는 “덕분에 경기할 때 믿음과 여유가 생겼다. 때로는 기술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면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에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세계 1위(18세)에 등극한 리디아 고는 총 104주간 1위 자리에 있었다. 내리막이 시작되고 클럽·코치·캐디를 싹 바꿨는데 그럼에도 슬럼프가 깊어지자 리디아 고 측의 조급증을 비판하는 말들이 많아졌다. 1년 9개월의 가뭄을 끊고 2018년 연장 우승에 성공한 리디아 고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16승에 가장 가까이 간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마라톤 클래식에서 마지막 6홀을 남기고 5타 차 선두였는데도 막판 난조에 공동 2위로 미끄러졌다.

13년 만의 LPGA 투어 복귀 라운드를 마친 뒤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안니카 소렌스탐. /올랜도=AFP연합뉴스13년 만의 LPGA 투어 복귀 라운드를 마친 뒤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안니카 소렌스탐. /올랜도=AFP연합뉴스


게인브리지 LPGA는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1·스웨덴)의 13년 만의 복귀 무대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올여름 US 시니어 여자오픈 출전을 계획 중인 메이저 통산 10승의 소렌스탐은 실전 점검차 집 근처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나왔다. 이날 드라이버 샷 평균 240야드를 찍은 그는 버디 1개와 보기 1개, 트리플보기 1개를 적어 3오버파 공동 77위를 기록했다. 박성현과 순위가 같다.

넬리 코르다(미국)가 5언더파 공동 2위, 세계 1위 고진영은 4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했다. 전인지와 최운정은 3언더파 공동 11위, 김세영은 이븐파 공동 41위다. 2년 만에 LPGA 투어 대회에 나선 청야니는 트리플보기 2개 등으로 9오버파 81타를 쳐 120명 중 최하위로 처졌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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