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은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올해 중국의 국방예산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약 1조2,000억위안(약 224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최근 30년 사이 가장 낮은 6.6%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에도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을 둘러싸고 미중간 군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경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2.3%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8%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호주 출신 군사전문가 로스 바비지는 중국이 국방 예산을 크게 늘리면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 군사작전을 강화하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 평론가 리제(李杰)도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여전히 화약고일 것"이라면서 새로운 무기를 도입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 니러슝(倪樂雄)은 "중국이 한국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상황에 직면해있다"면서 "여론을 볼 때 대만을 군사적으로 되찾아오는 게 더욱 시급해지고 있어 국방예산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왕샹수이(王湘穗) 베이징 항공항천대 교수는 "지난해 미국이 'MQ-9 리퍼' 무인공격기로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섬에 대한 폭격을 고려한다는 소문이 퍼져 중국이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규제로 중국이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핵과 우주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려 하지만 중국은 이를 뒤집고 싶어하는 만큼 분명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추산한 2019년 미국과 중국의 실제 국방 지출은 각각 7천320억달러(약 824조원)와 2천610억달러(약 293조원)였다. 글로벌타임스는 2019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규모는 1.22%로, 미국이나 러시아, 인도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