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다시 한번 충돌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28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내가 재보선 전에 사라질 수도 있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하여튼 두고 보라"고 말했다.이를 두고 최종 단일화에서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가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김 위원장의 역할이 위축되기 때문에 당내 재신임을 물으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반대로 내달 초 단일화 과정에서 반드시 안 대표를 누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의 '배수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후 그 기세를 몰아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서도 주도권을 갖는 시나리오를 가정한다. 특히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될 경우 기호 4번으로 본선에 출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안 대표가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에 "통합선대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통합선대위는 국민의힘 바깥에서 국민의힘을 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안 대표 위주로 돌아가는 선거판에서 '들러리'를 서달라는 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